강아지 한 마리가 천국에 가면
꿈의 골목에 강아지가 나타난다
쓰다듬을 수 있고,
냄새 맡을 수 있고,
껴안을 수 있는,
그의 베개는 젖고 있다
- 김현 「강아지 한 마리가 천국에 가면」(부분)
그렇게 해서 영영 헤어진 사람을 생각해본다.
그에게 보여주고 싶다.
더 보자고 하면?
보여주고 싶다.
이렇게 이어진다면서.
강아지 한 마리가 천국에 가면
천국을 믿는 사람이 한 명 더 생겨난다
천국이란
너와 내가 함께 갔던 곳
또 울겠지?
"너와 내가 함께 갔던 곳" "함께 갔던 곳"... 하며 울겠지?
울지 말고 들어보라고 해야겠지?
그는 우는 얼굴로 기뻐하며 눈을 뜬다
알면서도
새로운 날을 맞이하기 위하여
매일 아침 부르던 이름을 속삭인다
강아지 한 마리가 천국에 가면
천국의 우울한 사람이 웃게 된다
고양이 한 마리가 천국에 가면, 하고
생각에 빠져서
너무 깊어서
깜짝 놀라 산 고양이의 이름을 부르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강아지 한 마리가 천국에 가면
이제 끝이냐고 묻겠지?
웃으며, 혹은 울며, 그는?
이렇게 대답해야 하겠지?
앞부분을 감추었다고.
생각나면, 《현대문학》 3월호에 있으니까 다 읽어주겠다고.
다 읽어주면 사람들도 다 알게 되겠지?
왜 사람들만 해도 이렇게 많은데 그까짓 강아지와 헤어진 것을 그렇게 슬퍼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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