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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내가 만난 세상

갑진년(甲辰年)은 언제부터죠?

by 답설재 2024. 1. 17.

 

 

 

 

아침부터 또 눈이 내리고 있습니다. 자정까지로 예보되어 있습니다.

'올겨울'은 눈이 참 흔하지만 동향 출신에게 전화를 했더니 거긴 비만 내렸다고 했습니다. 여기서 그리 멀지 떨어져 있지도 않은데 그렇습니다.

 

올겨울은 어느 겨울입니까?

올해는 '지금 지나고 있는 이 해'이고 올겨울은 '올해의 겨울'이라네요? 그야 그렇지요.

다른 사전을 봤더니 올해는 금년, 차년, 본년, 금년도, 올겨울은 금동(今冬)이고요.

애매하지 않습니까?

올해의 겨울? 2023년 겨울일까요, 2024년 겨울일까요? 아니면 2023년 겨울이기도 하고 2024년 겨울이기도 한 걸까요?

 

올해는 갑진년(甲辰年)이죠?

그건 알겠는데, 갑진년은 언제부터 언제까지인가요?

2024년 달력을 보면 1월 달력에도 분명히 갑진년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갑진년, 을사년, 병오년... 이런 이름은 음력으로 치는 것 아니었습니까?

그걸 바꾸었습니까?

지금은 거의  양력(陽歷)으로 생활하니까 아예 양력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를 갑진년이라고 부르기로 했습니까?

누가 언제 그렇게 바꾸었습니까?

바꾸진 않았지만 대충 그렇게 하고 있습니까?

누구 맘대로 대충 그렇게 하기로 했습니까?

그리 심각한 문제가 아니니까 그냥 슬며시 지나가면 그만입니까?

그럼 지난 1월 1일부터 그러니까 요즘 태어나고 있는 아기들은 계묘년 생입니까, 갑진년 생입니까? 토끼띠입니까, 용띠입니까?

혹 토끼띠이기도 하고 용띠이기도 합니까?

대충 토끼가 순하고 좋다 싶으면 토끼띠로 하고, 상상 속의 용이 멋있어서 좋다면 용띠로 해도 될까요?

대충 생각하자고 하면 그 아기가 나중에 커서 뭐라고 할지 모르겠습니다.

"난 도대체 무슨 띠야, 응?! 토끼야 용이야!?"

 

인터넷에 들어가서 이 방면에 조예를 가졌을 만한 사람들 얘기를 종합해 보니까 갑진년이니 을사년이니 하는 건 절기를 기준으로 하는 것이고 입춘(立春)부터 그해가 시작되는 것이라네요.

어떤 사람은 열을 올렸고 어떤 사람은 좀 실실 웃으며 얘기했지만 이구동성이었습니다.

올해 입춘은 양력으로 보면 2월 4일이니까 그때부터 갑진년이라는 것입니다.

이거야 원...

 

이런 상황이 나름 답답하긴 해서 확실하게 했으면 좋겠는데 내가 나설 일도 아니고 내가 나서서 얘기해 봤자 눈 깜짝할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을 것입니다. 사실은 이러긴 하지만 이 시기가 지나면 나도 또 대충 생각하고 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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