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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내가 만난 세상

이 블로그를 어떻게 하나...

by 답설재 2024. 1. 24.

2021년도에 만든 나의 블로그 이름은 '분리수거 연습'이다. 별명은 '비생물'. 자기소개란에는 '별명을 비대면 체온 측정기라고 지을까 고민했다'라고 적혀 있다. 모두 처음 블로그를 개설할 때 설정한 그대로다. 글을 올리는 카테고리는 세 개로 나눴는데, 각각 '종량제 봉투'와 '폐수' '재활용'이라고 이름 지었다. '종량제 봉투'에는 일기를, '폐수'에는 시를, '재활용'에는 나에게 영향을 준 음악이나 영화, 책을 올렸다. 그런데 나중에는 그 구분이 모호해져서 카테고리를 모두 닫아버렸다(카테고리 자체를 비공개로 전환한 것). 그리고 '일기' 카테고리를 따로 만들었다. 지금은 '일기' 카테고리만 전체 공개인 상태다. 그곳에 새 개시글을 올리면 이전 개시글은 비공개 처리한다. 어차피 내 블로그를 꾸준히 보러 오는 사람은 얼마 되지 않지만 한번 방문했을 때 단 하나의 일기를 읽는 것과 누적된 일기를 줄줄이 읽는 것은 다르니까. 아무래도 후자는 한꺼번에 더 많은 정보를 알 수 있을 테고 나는 그것이 무섭다.

(...)

 

 

고선경이라는 시인의 에세이 「내가 당신의 이웃이 아닐지라도」의 시작 부분이다(『현대문학』 1월호).

프로필을 보니까 1997년 출생, 2022년 『조선일보』 등단, 시집 『샤워젤과 소다수』로 되어 있다.

1997년생, 20대 후반이다.

 

 

이 에세이를 읽고 내 블로그 "파란편지"는 종량제 봉투에 들어가면 마땅하다고 생각했다.

'한꺼번에 넣을 수 있는 종량제 봉투가 있을까?'

잠시 그런 생각도 했다.

사실은 블로그 관리에 들어가서 폐쇄해 버리면 그만이니 간단한 일이다.

 

 

시인은 그렇고 요즘 사람들이 좋아하는 건 이런 거다.

푸드·레시피, 핫플·여행, 뮤직·댄스, 엔터테인먼트, 홈·라이프스타일, 펫, 아웃도어·스포츠, 패션·뷰티, 지식·교양, 연애·결혼·가족.

내가 할 수 있는 건 여기에 없다. 이런 건 용어조차 서먹하고 그렇다.

글을 쓸 때마다 '홈 주제'라는 것에 내려가면 '선택하지 않음' 말고는 해당하는 것이 없을 때가 많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블로그 운영을 하지 않으면 그럼 뭘 하지? 뭘 하며 지내지?

어쨌든 그냥 갖고 있어야 하나?

고칠 수는 있을까? 뭘 어떻게 고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