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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내가 만난 세상

죽을 때 남기는 것

by 답설재 2023. 11. 7.

 

 

 

"사람들은 죽을 때 뭔가를 남긴단다. 아이나 책, 그림, 집, 벽이나 신발 한 켤레, 또는 잘 가꾼 정원 같은 것을 말이야. 네 손으로 네 방식대로 뭔가를 만졌다면, 죽어서 네 영혼은 어디론가 가지만 사람들이 네가 심고 가꾼 나무나 꽃을 볼 때 너는 거기 있는 거란다. 무엇을 하는가는 중요하지 않아. 네 손이 닿기 전의 모습에서 네 손으로 네가 좋아하는 식대로 바꾸면 되는 거란다. 그저 잔디를 깎는 사람과 정원을 가꾸는 사람과의 차이란 바로 매만지는 데 있지. 잔디를 깎는 사람의 마음은 전혀 정원에 있지 않지만 정원을 가꾸는 사람은 언제나 그곳에 있단다."

 

소설 《화씨 451》(레이 브래드버리)에서 '책사람(book person)' 그레인저가 자신의 할아버지로부터 들은 이야기.

 

 

그러므로 의식할 필요가 없겠다는 생각, 뚜렷하지 않아도 괜찮겠다는 생각, 이대로도 좋겠다는 생각...

마음 편하게 해 준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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