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책 보기의 즐거움

헤르만 헤세 《헤르만 헤세의 책이라는 세계》

by 답설재 2023. 8. 5.

헤르만 헤세 《헤르만 헤세의 책이라는 세계》

김지선 옮김, 뜨인돌 2022(개정판)

 

 

 

 

 

 

 

 

이 세상 모든 책들이

그대에게 행복을 가져다주지는 않아

하지만 가만히 알려주지

그대 자신 속으로 돌아가는 길

 

그대에게 필요한 건 모두 거기에 있지

해와 달과 별

그대가 찾던 빛은

그대 자신 속에 깃들어있으니

 

그대가 오랫동안 책 속에 파묻혀

구하던 지혜

펼치는 곳마다 환히 빛나니

이제는 그대의 것이리

 

── 헤르만 헤세

 

 

책 속에 다 들어 있다고?

구하던 지혜가 빛나고 있다고?

나의 경우는 그렇진 않았다.

나는 헤세처럼 읽을 수는 없었을 것이다.

책을 읽은 그 시간에 다른 일을 좀 더 했더라면, 유능한 사람을 만났더라면... 그런 생각을 하며 후회하거나 하진 않지만 책을 읽느라고 세상을 잊었으니... 그게 어떤 성격의 시간들이었는지, 아직 잘 모르겠다.

나는 바보일까?

 

한 보름, 이 책에 빠져 지냈다.

 

 

독서에 대하여 1

책의 마력

서재 대청소

소설 한 권을 읽다가

애독서

작가에 대하여

젊은 작가들에게 띄우는 편지

글쓰기와 글

........

 

이런 글 스물네 편이 실려 있다.

부록으로 주, 출처, 헤르만 헤세 연보가 있지만 '작가의 말'이나 편집후기 같은 건 없다. 그것도 괜찮다.

 

아름답고 단단하게 만든 책이다. 옛날에 서양에서는 소중한 책의 장정을 저렇게 했다는 얘기를 어디선가 읽은 것 같다.

 

내 불친 정바름 님 서평을 읽고 이 책을 알았다. 그분에게 고마워하며 읽었다. 참 좋은, 아마도 아름다운, 글도 엄청 잘 쓰는, 그분의 어머니 아버지와 '정답게' 지내는, 앞으로 무슨 일을 하든 멋지게 할 젊은 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