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장이
물 들고,
다람쥐 꼬리
숱이 짙다.
산맥 우의
가을ㅅ길―
이마바르히
해도 향그롭어
지팽이
자진 마짐
흰들이
우놋다.
백화白樺 홀홀
허울 벗고,
꽃 옆에 자고
이는 구름,
바람에
아시우다.
2022년 8월에『현대문학』에서 이 시를 보았다. 유종호 에세이 「어떻게 키웠는데―자작나무와 엄마 부대」에 소개되었는데 시 한 구절 한 구절을 해설해 놓지는 않았던 것 같다.
이 시의 단어 하나하나, 각 행 혹은 전체적인 내용을 묻는 시험을 본다면 나는 답할 수가 없다. 웬만한 사정이면 시를 찾아 읽는다고 읽어왔지만 그런 걸 어떻게 하나.
그렇지만 나는 이 시를 여러 번 읽었다.
읽을 때마다 가슴속으로 들어와 일렁이는 가을빛이 좋았다.
시조차 신문기사 해석하듯이 해석하려는 시험문제 출제자가 보면 나는 한심한 사람일 것이다.
나는 또 그러한 시험문제 출제자들을 보면 한심한 사람으로 여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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