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침에 눈이 내렸습니다.
문득 고등학교 때 국어 선생님 생각이 났습니다.
그분이 우리들을 바라보다가 창밖을 내다보며 아폴리네르의 시를 암송하시던 장면입니다.
선생님은 청춘이었을 것입니다.
빛났어야 할 우리 선생님의 청춘......
미라보 다리 아래 센 강은 흐르고
우리의 사랑도 흘러내린다
내 마음 깊이 아로새기리
기쁨은 언제나 괴로움에 이어서 옴을
밤이여 오라 종이여 울려라
세월은 가고 나는 머문다
손에 손을 잡고 마주 보면
우리의 팔 아래 다리 밑으로
영원의 눈길을 가진 지친 물살이
저렇듯 천천히 흘러내린다
밤이여 오라 종이여 울려라
세월은 가고 나는 머문다
사랑은 흘러간다 저 물결처럼
우리의 사랑도 흘러만 간다
.........................................
선생님은 살아계실까?
'내 생각'을 딱 한 번만이라도 해주셨을까?
선생님의 '그 생각' 때문에 나는 이렇게라도 살아올 수 있었던 건 아닐까?
다시 한 해가 가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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