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듀이 John Dewey(1859-1952)
『민주주의와 교육』
『Democracy and Education: an Introduction to the philosophy of Education 1916』
李烘雨 번역·주석, 교육과학사 2015(개정·증보판 7쇄)
듀이의 철학은 어렵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누가 어렵다고 직접적으로 말해준 건 아니었지만, 한국의 교육계는 일생에 걸쳐 그렇게 생각하도록 은연중에 주입해주었습니다.
교육행정가들은 교육자들에게 책을 읽으라고 하지 않고 내 말을 잘 들으라고 합니다. 듀이는 이렇게 말했기 때문에 내 말이 맞다, 내 말을 잘 들어야 한다고 주입했습니다.
예 1_ 생물과 무생물의 가장 두드러진 차이는 전자가 갱신에 의하여 스스로를 존속시켜 나간다는 데에 있다. 돌은 무엇으로든지 두드리면 저항한다. 만약 돌의 저항력이 그것을 두드리는 힘보다 크면, 돌은 겉으로 보아 전혀 변하지 않는다. 그 반대의 경우라면, 돌은 산산 조각이 난다. 그러나 돌의 경우에는, 두드리는 힘에 대항하여 스스로를 존속시키려고 하지도 않거니와, 그 힘을 역이용하여 스스로 행위를 계속해나갈 원동력으로 삼는 일은 더욱 하지 않는다. 생명체는 자기보다 큰 힘과 대항할 때는 쉽게 부서지지만, 그래도 자기에게 작용하는 에너지를 이로운 방향으로 돌려서 자기의 생명을 계속 유지해 나가는 수단으로 삼을 수 있다. 만약 이 일을 할 수 없으면, 생명체는 (적어도 고등 생명체는) 돌처럼 산산조각으로 부서지는 것이 아니라, 생명체로서의 존재양식(identity)를 잃어버리고 만다.(39)
요약 |예 23_ 존재를 계속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바로 삶의 본질이다. 이 유지는 부단한 갱신에 의해서만 보장되는 만큼, 삶은 자기갱신의 과정이다. 영양과 생식이 생물학적인 삶에 필요한 만큼, 교육은 사회적인 삶에 필요하다. 이 교육은 일차적으로 의사소통을 통한 전달로 이루어진다. 의사소통은 경험이 공동 소유가 될 때까지 경험에 참여하는 과정이다. 의사소통은 그것에 참여하는 쌍방의 성향에 수정을 가한다. 모든 종류의 인간 단체의 궁극적인 의의가 경험의 질의 개선에 기여하는 데에 있다는 사실을 가장 쉽게 인식하게 되는 것은 미성숙한 사람들을 다루는 과정에서이다. 다시 말하면, 모든 사회조직이 교육적 효과를 가지고 있지만, 이 교육적 효과가 단체의 목적의 중요한 부분이 되는 것은 어른들이 아이들과 교섭할 때이다. 사회가 그 구조나 자원이 복잡해짐에 따라 형식적 또는 의도적 교육(가르침과 배움)의 필요가 증대한다. 형식화된 교육과 훈련의 범위가 커짐에 따라, 보다 직접적인 교섭을 통하여 얻은 경험과 학교에서 배우는 내용 사이에 달갑지 않은 간극이 생길 위험이 있다. 과거 수세기 동안 지식과 전문적인 기술의 급격한 성장을 볼 때, 그 위험이 오늘날처럼 컸던 적은 일찍이 없었다.(49~50)
이 책의 제1장('삶의 필연성으로서의 교육') 제1절('전수에 의한 삶의 갱신')의 여덟 가지 설명 중 첫 번째 설명이고, 아래는 스물세 번째 설명으로 제1장(1. 전수에 의한 삶의 갱신, 2. 교육과 의사소통, 3. 학교교육의 위치)의 요약입니다.
목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제1장 삶의 필연성으로서의 교육
제2장 사회적 기능으로서의 교육
제3장 지도로서의 교육
제4장 성장으로서의 교육
제5장 준비설, 발현설 및 형식도야 이론
제6장 보수적 교육과 진보적 교육
제7장 민주주의 교육의 개념
제8장 교육의 목적
제9장 교육목적으로서의 자연적 발달과 사회적 효율성
제10장 흥미와 도야
제11장 경험과 사고
제12장 교육에 있어서의 사고
제13장 방법의 성격
제14장 교과의 성격
제15장 교육과정에서의 놀이와 일
제16장 지리와 역사의 의의
제17장 교과로서의 과학
제18장 교육적 가치
제19장 노동과 여가
제20장 이론적 교과와 실제적 교과
제21장 자연과와 사회과 : 자연주의와 인문주의
제22장 개인과 세계
제23장 교육의 직업적 측면
제24장 교육철학
제25장 지식의 이론
제26장 도덕의 이론
<부록> 나의 교육 신조
듀이의 철학이 어렵지 않다는 것, 쉽고 재미있다는 걸 알게 된 것은 블로그 《삶의 재미》의 '노루' 덕분이었습니다.
그는 '아마도' 이공계 교수인데, …… 그동안 내가 허다하게 만난 이 나라의 어느 교육학 교수보다 더 솔깃한 이야기를 해준 것입니다.
이 강의를 좀 더 일찍 들었다면(읽었다면) '쓸데없는 생각' '쓸데없는 짓' 하지 않고 듀이의 28개 저서를 무슨 수를 써서라도 다 읽었을 것입니다.
그 강의를 소개합니다.
듀이의 책은, 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고
Annie Dillard 의 "Living By Fiction"에서
"John Dewey 는, quite intelligently, 철학은
문제를 풀어냄으로써가 아니라 그것들을 단념함으로써
발전한다는 것을 지적했다."
는 구절을 마음에 둔 바로 그 다음날엔가,
동네 도서관 라운지에서, 눈에 띄었다.
그 자리에서 좀 읽어 보니 재밌다. 잘 정리된 생각을
덜하지도 넘치지도 않게 잘 쓴 글을 읽는, 그런 즐거움이다.
커피 한 잔 값에 들고온 이 책의 28장을
하나하나 신문의 칼럼 읽듯 하며 즐길 거라니!
《생명은 스스로를 새롭게 한다》 중에서 ☞ http://blog.daum.net/dslee/779
2016년 5월 26일에 탑재했던 파일입니다. 너무 허술하게 보여서 글자 한 자 고치지 않고 다만 새로 편집했습니다.
댓글은 유감스럽게도 파란편지 혼자 달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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