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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내가 만난 세상

나의 바다

by 답설재 2020. 5. 27.

 

 

 

 

내가 그에게 가서 울고 싶었을 때

그는 그럴 필요가 없다고 했습니다.

 

내가 모든 걸 감추고 의젓한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을 때

그는 내가 울음을 터뜨리게 했습니다.

 

내가 내 얘기를 다 하겠다고 했지만

나는 단 한 마디도 하지 못했습니다.

그가 거절한 것은 아니었고

내가 말을 꺼낼 수가 없었습니다.

그는 이미 다 아는 것 같았습니다.

 

내가 가슴이 답답하다고 했을 때

그는 그의 너른 가슴을 보여주고

내 가슴을 찢어버리려고 해서

나는 얼른 가슴을 부여잡고 주저앉았습니다.

 

그는 생각과 움직임으로만 다가오고

웬만해선 말을 하진 않으려고 했습니다.

나는 늘 그를 생각하며 지내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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