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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詩 읽은 이야기

최승자 《빈 배처럼 텅 비어》

by 답설재 2020. 4. 21.

최승자 시집 《빈 배처럼 텅 비어》

문학과지성사 2017

 

 

 

 

 

 

하루나 이틀 뒤에 죽음이 오리니

 

 

하루나 이틀 뒤에 죽음이 오리니

지금 피어나는 꽃 피면서 지고

하루나 이틀 뒤에 죽음이 오리니

지금 부는 바람 늘 쓸쓸할 것이며

하루나 이틀 뒤에 죽음이 오리니

지금 내리는 비 영원히 그치지 않을 것이며

하루나 이틀 뒤에 죽음이 오리니

하루나 이틀 뒤에 죽음이 오리니

 

 

 

2011년 겨울에 시 「빈 배처럼 텅 비어」를 보았고, 2016년 초여름 이 시집이 나왔다는 기사를 봤습니다.

4년만에 시집을 구입한 것인데 「빈 배처럼 텅 비어」가 맨 앞에 있고, 그 다음에 「하루나 이틀 뒤에 죽음이 오리니」가 있었습니다.

이 시인은, 이 시를 보면, 삶과 죽음에 관하여 바짝 다가앉아서 바라보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어느 날 나는

마지막 저녁을 먹고 있을 것이다"

                      (「어느 날 나는」 부분)

 

 

 (어느 날 죽음이 내 방 문을 노크한다 해도 / 읽던 책장을 황급히 덮지는 말자)"

                     (「환갑」 부분)

 

 

우리 조상님들이 천국에 入國했을 때

바람이 불고 나뭇잎들 흔들리고

꽃들이 수런거렸겠지

꼬마들아 이제 왔니 어디서

나팔 방송 들리고

                      (「우리 조상님들이」 부분)

 

 

「하루나 이틀 뒤에 죽음이 오리니」는 김소연 시인의 발문에는 언급되지 않았지만 기억하고 싶었습니다.

 

 

「빈 배처럼 텅 비어」 ☞ http://blog.daum.net/blueletter01/76380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