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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책 보기의 즐거움

백희나 《장수탕 선녀님》

by 답설재 2020. 4. 5.

백희나 《장수탕 선녀님》

책읽는곰 2012

 

 

 

 

 

 

 

또 그림동화책을 보았습니다. 백희나 작가의 책.

덕지가 엄마를 따라 공중목욕탕에 갔다가 날개옷을 잃어버린 선녀 할머니를 만난 이야기.

 

"겁먹지 마라, 얘야.

나는 저기 산속에 사는 선녀란다.

날개옷을 잃어버려 여태

여기서 지내고 있지."

선녀 할머니는 '선녀와 나무꾼'이라는

옛날이야기를 들려주셨다.

다 아는 이야기였지만 모르는 척

끝까지 들어 드렸다.

 

덕지가 엄마를 따라 목욕탕에 가는 이유는, 요구르트 한 병을 얻어 마시고 싶어서인데 덕지는 엄마가 사 준 요구르트를 선녀 할머니께 드렸습니다.

 

냉탕에서 놀아서였을까요, 머리가 아프고 콧물도 나기 시작하더니 밤중에는 너무 많이 아팠는데 그 선녀 할머니가 나타나 머리를 짚어주었고 이튿날 아침, 거짓말처럼 감기가 나았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고마워요, 선녀 할머니!"

 

백희나 작가가 아동문학의 노벨상을 받게 되었다고 해서 펼쳐본 『구름빵』은 떼가 묻었는데 이 책은 새책 같았고 읽어본 기억도 없습니다.

'재미가 없나?' 그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그럼 뭐지?'

짚이는 건 녀석이 아직은 이런 모습의 선녀를 좋아하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선녀가 뭐 저럴까?').

 

'그렇다면 어쩔 수 없겠지? 이젠 이런 것도 읽을 수 있어야 한다고 이야기해야지.'

 

공중목욕탕에 가게 되면 혹이나 싶어서 두리번거릴 녀석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밤중에 화장실에 가면 지금도 혹 모른다 싶어서 전등을 켜지 않은 채 도깨비불을 찾아 두리번거리는 나를 닮았을 녀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