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영 《세상의 모든 법칙》
이른아침 2009
읽어보자고 사놓고 10년이 되었는데, 고등학생이 읽고 책꽂이에 꽂아두면 딱 좋을 책이었습니다.
할 수 있는 자는 실행한다.
할 수 없는 자는 가르친다.
― 마틴의 확장형 : 가르칠 수 없는 자는 관리한다.
배우고 싶은 자는 배운다.
배우고 싶지 않은 자는 사업을 경영한다.
배우거나 경영할 능력이 없는 자는 학문과 기업을 억압한다.(342)
코를 심하게 고는 쪽이 먼저 잔다.(343)
위에서 차례로 '멘켄의 법칙' '엘러더의 법칙' '수면의 법칙'이랍니다. 설명은 없습니다.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기 때문이겠지요. 가르친다면서 지낸 일들이 떠오릅니다. '할 수 없는 자는 가르친다.'1
대부분의 법칙들을 자세히 설명해 놓았습니다.
1944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 해군에서 사무원으로 복무했던 파킨슨은 군 조직의 비효율적인 문서 처리 과정을 보고 관료화된 거대 조직의 부조리에 대한 연구에 착수했다. 그는 제1차 세계대전이 일어난 1914년과 그 이후인 1928년의 영국 해군 본부 통계를 비교 분석했다. 이 기간에 장교와 사병은 14만 6,000명에서 10만 명으로, 군함은 62척에서 20척으로 줄어들었다. 그런데 같은 기간, 해군 본부 관리의 수는 2,000명에서 3,569명으로 80퍼센트 가까이 늘어났다. 전쟁이 끝나고 전투 인원은 감소했는데, 행정 인원은 오히려 대폭 증가해 '웅장한 지상 해군'이 구축된 것이다.(81)
파킨슨은 그 이후에도 이 변화를 추적해서 1935년에 8,118명이던 해군 본부 인원이 1954년에는 33,788명으로 늘어났고, 영국 식민지가 급격하게 줄어드는 동안 식민국 관리 수는 오히려 늘어나 1935년에 372명이던 것이 1954년에는 1,661명으로 늘어났다고 했습니다.
첫째, 관료는 승진을 위해 부하 직원을 늘리려고 한다.
둘째, 관료는 서로를 위해 일거리를 만들어낸다.
파킨슨은 관료 조직에서는 업무량과 무관하게 공무원 수가 늘어나는 현상을 이와 같이 설명하고 "관리자의 수는 일의 경중이나 유무에 관계없이 일정한 비율로 늘어난다"는 제1법칙, "가계나 재정의 돈은 들어온 만큼 나간다"는 제2법칙, "확대는 복잡화를 뜻하며, 복잡화는 노후의 조짐이다"라는 제3법칙 등을 세웠답니다.(81~82)
"세상의 모든 법칙", 모든 법칙을 다 설명해 놓은 건 아니지만 머니 게임의 법칙, 심리 게임의 법칙, 생리 현상의 법칙, 자연현상의 법칙, 사회생활의 법칙 등으로 나누어 여러 가지 법칙들을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가령 머니 게임의 법칙은 '게임의 원리(포커 필승의 법칙)' '싱아의 추억(제로섬 게임)' '골치 아픈 총싸움(게임 이론)' '불합리하게 살아가는 합리적 경제인(합리적 경제인)' '주사위를 굴리는 신(확률 이론)'…….
쉽고 재미있는 사례들을 모아서 학생들이 읽기를 기대하고 쓴 책인데 '세상의 모든 법칙? 언젠가 한번 세상의 모든 법칙을 다 알아봐야지' 하고 사놓았다가 이제 와서 '열심히' 읽었습니다.2 게다가 찾아보기가 있어 궁금한 법칙을 찾아볼 수도 있는 책인데 고등학생처럼 바른 자세로 앉아서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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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 법칙에서 나는 가르치는 자였으므로 중간형입니다. 실행하는 사람들이 보면 가관이었겠지요. 다행히 나보다 더 가관인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저런 자가 어떻게 관리자인가 싶을 때가 흔했으므로 비록 내가 중간형이긴 하지만 이 법칙을 좀 설명할 수 있을 것 같긴 합니다.
2. 인터넷에 들어가봤더니 지금은 품절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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