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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책 보기의 즐거움

오츠 슈이치 《감동을 남기고 떠난 열두 사람》

by 답설재 2018. 3. 15.

오츠 슈이치 《감동을 남기고 떠난 열두 사람》

황소연 옮김, 21세기북스, 2010

 

 

 

 

 

 

 

호스피스 전문의가 쓴 책입니다.

이 의사의 다른 책 "삶의 마지막에 마주치는 10가지 질문"이 생각나서 이 책을 읽었습니다.

 

때론 고고하게, 때론 고결하게(40)

 

"괜찮아요. 괜찮아요." "저는 행복해요." "고맙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48)

 

책을 읽거나 병동을 산책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짙어지는 병세와 달리 평온한 일상이었다.(86)

매일같이 "괜찮습니다."라고 대답했지만, 그의 상태를 보고 확언하건대 결코 괜찮을 수가 없었다.(88)

 

"선생님, 이렇게 조금씩 약해지다가 소리 없이 사라지나요?"(104)

"이젠 걸어서 화장실에 갈 수도 없어요. 마지막에는 제 두 다리로 서지도 못하나요?"(104)

"이렇게 자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마지막을 맞이하는 거군요."(107)

"저는 제 육신이 어디로 가는지 잘 알아요. 근데 그걸 인정하는 게 너무 힘들어요."(107)

"아무리 물어봐도 대답은 바뀌지 않아요. 그렇죠? 그저 기다리는 수밖에. 때를 기다리는 수밖에……."(108)

 

평온한 마지막이었다. 그 얼굴은 마치 방금이라도 일어나서 이야기를 할 것 같은 따뜻한 표정으로 두 손을 합장하고 입가에는 은은한 미소를 띠고 있었다.(188)

 

이루어질 수 없을 것 같은, 그렇다 해도 부디 이루어졌으면 싶은 것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