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詩 읽은 이야기

조용미 「봄, 양화소록」

by 답설재 2016. 7. 21.

 

출처 : 소나무와별 2016.3.19. http://blog.daum.net/cyj5362/9236298

 

 

 

봄, 양화소록

 

 

올봄 하릴없어 옥매 두 그루 심었습니다

 

꽃 필 때 보자는 헛된 약속 같은 것이 없는 봄도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답더군요

 

내 사는 곳 근처 개울가의 복사꽃 활짝 피어 봄빛 어지러운데 당신은 잘 지내나요

 

나를 내내 붙들고 있는 꽃 핀 복숭아나무는 흰 나비까지 불러들입니다

 

당신은 잘 지냅니다

 

복사꽃이 지는데 당신은 잘 지냅니다 봄날이 가는데 당신은 잘 지냅니다

 

아슬아슬 잘 지냅니다

 

가는 봄 휘영하여 홍매 두 그루 또 심어봅니다 나의 뜰에 매화 가득하겠습니다

 

 

― 조용미, 「봄, 양화소록」, 『시, 사랑에 빠지다』, 현대문학, pp.24-25

(『현대문학』 2016년 5월호, 「텍스트에 포개놓은 사진」에서 재인용.)

 

 

 

 

"당신은 잘 지냅니다"

그 '당신'이 나라고 생각해보면 미안하기 짝이 없습니다. 변명할 길이 없습니다.

홍매 두 그루를 심으며 헛된 약속 같은 나날을 살아가는 구차함을 떠올려보리라는 생각을 하면 이렇게 별 것 없는 삶이 더욱 구차해집니다.

삶은 어차피 구차하다는 걸 이야기하면 어떨까 싶기도 하지만 될 일도 아닙니다.

 

《서정가抒情歌》(가와바타 야스나리)가 떠올라 그 속으로 들어가고 있습니다.

 

 

 

『양화소록養花小錄

 

규장각본(奎章閣本)은 『진산세고(晉山世稿)』로 4권 1책 중 권4에 수록된 것이며, 국립중앙도서관본은 사본(寫本)으로서 30매 정도이다. 현재 규장각 도서·국립중앙도서관·연세대학교 도서관·성균관대학교 도서관 등에 있으며, 개인소장가는 이숭녕(李崇寧)·이인영(李仁榮)·최남선(崔南善) 등이다. 이병훈(李炳薰)이 국역한 『양화소록』은 1973년 을유문화사에서 발행하였다.

 

권두에 신숙주(申叔舟)·최항(崔恒)·정창손(鄭昌孫)의 서(序)가 있고, 권말에는 성화 7년(1471) 최호세(崔灝勢) 발(跋), 계사(癸巳, 1473) 김종직(金宗直) 발, 갑오(甲午, 1474) 강희맹(姜希孟) 서(序)라고 쓰여 있다.

 

이 책의 내용은 예로부터 사람들이 완상(玩賞)하여온 꽃과 나무 몇 십 종을 들어 그 재배법과 이용법을 설명하였다. 또한 꽃과 나무의 품격과 그 의미, 상징성을 논하고 있다.

 

이 책에 수록된 꽃과 나무는 노송(老松)·만년송(萬年松)·오반죽(烏班竹)·국화(菊花)·매화(梅花)·혜란(惠蘭)·서향화(瑞香花)·연화(蓮花)·석류화(石榴花)·백엽(百葉)·치자화(梔子花) 등이 있다. 또, 사계화(四季花)·월계화(月桂花)·산다화(山茶花: 冬柏)·자미화(紫薇花: 百日紅)·일본 척촉화(躑躅花)·귤수(橘樹)·석창포(石菖蒲) 등도 있다. 이밖에 분 나누는 법과 화수법(花樹法)·최화법(催花法)·백화기선(百花忌宣)·취화훼법(取花卉法)·양화법(養花法)·배화분법(排花盆法)·수장법(收藏法) 등도 수록하고 있다.

 

『양화소록』은 양화서(養花書)의 기본이 되는 것으로서 『임원경제지』 등에 인용되었다. 또, 일본에 전해져서 마쓰오카(松岡玄達)의 필사본(1724)과 오노본(小野蘭山本)이 전존(傳存)되고 있다. 시로이(白井光太郎)는 그의 저서 『본초학논고(本草學論考)』에서 이 책에 대하여 흥미 있는 해설을 하였다.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詩 읽은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린이 집」  (0) 2016.08.23
「종소리」&「상속자」  (0) 2016.07.31
정은미 「모드와 링거」  (0) 2016.06.01
「소지燒紙를 태우며」  (0) 2016.05.10
강성은 「그들의 식사」  (0) 2016.0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