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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그림과 사진

숨은그림찾기

by 답설재 2016. 7. 14.

 

 

 

 

 

 

 

  요즘도 '숨은그림찾기'를 합니까?

 

  시들해졌습니까, 아니면 이젠 너무나 분주해서 그런 건 할 수가 없게 되었습니까?

  예전에 숨은그림찾기를 하실 때, 그때도 분주하긴 했잖습니까?

  그때 숨은그림찾기를 하시는 걸 옆에서 지켜보는 일은 위안이었습니다.

  '너무나 바쁜 세상이지만 저렇게 한가한 시간을 보내는 분이 있으니까 나도 좀 쉬었다 해도 되겠구나.'

  억지로 쉴 수는 없는 일이어서 그런 핑계를 마련한 것인데, 핑계라 해도 그렇지 않겠습니까?

  누가 쉬고 있는 걸 봐야 쉬는 것이 쉬운 일이고 가능한 일이라는 걸 알게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래서이겠지요? 교육행정가들과 바쁜 게 좋은 일인지 그렇지는 않은 건지, 그런 주제를 가지고 대판 시비를 붙어보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농사를 짓는 분, 고기를 잡는 분, 공장에서 어떤 라인에 서 있는 분…… 이런 분들 같으면 바쁠 것입니다.

  그렇지만 아이들을 가르치는 분들이 바쁘면, 더구나 직접 아이들 가르치는 일이 아닌 일로 바쁘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그게 말이나 되겠습니까?

  다른 일로 바쁜 선생님이 어떻게 아이들을 가르치겠습니까?

  아이들을 가르치기 위한 일, 가르칠 준비로 바쁘다고 하겠지만 그건 핑계에 지나지 않을 것입니다.

  누가 무슨 말을 해도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 같으면 숨은그림찾기를 할 시간 정도는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애오개역 근처의 어느 커피숍에서 현직에 있을 때 만나던 분과 차 한 잔 하며 저 모습을 찍은 사진을 이용해서 숨은그림찾기를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전에는 그분과 만나면 언제나 '심각한' 얘기를 주고받았는데, 이제 나는 숨은그림찾기나 생각하는 '한가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누가 지금 나보고 "아이들 좀 가르쳐주세요" 하면 이제는 좀 가르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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