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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내가 만난 세상

이세돌 Ⅱ : 서정적 대전평(大戰評)

by 답설재 2016. 4. 27.

3월 16일이면 한 달여가 지났는데 오래 전의 일 같습니다.

몇몇 신문의 지난 3월 16일 1면에서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전(大戰)' 기사를 다시 보았습니다.

 

 

 

 

 

 

"아빠는 슈퍼맨"

"인간, 아름다운 패배"

"'AI 넘는 인류' 새 숙제"

"AI는 놀라웠고 인간은 위대했다"

"아름다운 투혼"

"인류의 미래에 '長考'를 남기다"

"'신인종'이 온다"

"감동을 준 패배"

 

 

 

여기에 옮겨놓지 못한 다른 신문, 다른 나라 신문들은 어떻게 보았는지도 궁금하긴 합니다.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이렇게, 뭐랄까 좀 서정적이기까지 한 표현을 남겨 놓고 넘어가버리면 그만인가 싶은 것입니다. 혹 지금도 저 제목들에 스며 있는 생각으로 뭔가 궁리하고 조사하고, 심층적인 기사를 준비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한국에 온 『사피엔스』의 저자 하라리 교수 인터뷰 기사가 오늘 신문에 났습니다.

 

▶ "스스로 神이 될 것인가, 무용지물로 멸종할 것인가" *

* 유발 하라리 "유전공학 나노기술로 몸·두뇌 변해 역사 이래 처음으로 인간 바뀐다"
* 최재천 "100년, 200년은 너무 짧은 시간, 사피엔스 멸종 20만 년은 걸려" "철학·과학자는 미래 위험 강조, 사람들의 현실 안주 경고해야"

 

▶ "인간 감정조차 인공지능보다 뛰어나다는 보장 없다" **

- "AI, 30~40년 뒤 모든 직업군 침범, 아이들이 학교에서 배운 지식들 컸을 때 아무짝에 쓸모없을 수도"

  • "'지구제국' 되면 불평등이 정당화? 쪼개져 있는 국가체제가 더 위험, 지구온난화 등 대처할 수 없어"

 

 

"아이들이 학교에서 배운 지식들 컸을 때 아무짝에 쓸모없을 수도 있다"(하라리)!

 

분명한 것은, 저 '대전'이 '의문을 제기하는 공부' '지식을 만드는 공부'가 아니라 '엘리트들'(잘나고 똑똑한 사람들)이 만든 지식을 '죽어라' 하고 암기하는 일에 전력을 집중시키는 교육은 얼마나 무모하고 허접한 것인가를 깨닫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고 있었는데, 하필이면 우리나라에서 열린 그 '대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눈도 깜짝하지 않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학생들은 의연하게(!) 대입 대비 문제풀이 연습에 매진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문제풀이'라고 해도 그렇지요. '풀 줄 알기'보다 '숨 쉴 겨를 없이 능수능란하게 풀어나가기'에 혼신을 다하는 교육! 그것도 '교육'이라고 할 수는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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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일보, 2016.4.27. A23면, 어수웅의 르네상스인-'사피엔스' 저자 하라리 교수와 최재천 국립생태원장 대담-

** 한겨레, 2016.4.27. 23면, '사피엔스' 저자 하라리, 내한 간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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