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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내가 만난 세상

누구 말을 경청하라는 것인가?

by 답설재 2016. 3. 9.

 

 

 

 

<포춘>이 선정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경제인'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한 펩시 회장 인드라 누이는 아버지가 자신에게 들려준 조언이 경청 습관을 형성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그 조언은 바로 "상대가 긍정적인 의도를 품고 있다고 믿어라."는 것이었다.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그렇게 하면 사람이나 문제를 대하는 접근법이 놀랄 만큼 달라질 겁니다. 마음속 깊은 곳에서 '아마 그들은 내가 들어 본 적 없는 중요한 이야기를 하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상대를 이해하고 귀를 기울이려고 노력하게 되기 때문이죠."

누구에게나 배울 점은 있다. 남의 말에 귀를 기울일 줄 모르는 막무가내 상사라도 마찬가지다. 만약 그 사실을 간과하고 불통의 원인을 상사의 성격으로 지목할 때, 당신의 귀도 서서히 닫히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그렇게 시간이 흐른다면 훗날 당신이 남의 말은 좀체 듣지 않는 '까막귀' 상사가 되지 않는다고 어떻게 장담할 수 있겠는가.

 

 

『도쿄대 교수가 제자들에게 주는 쓴소리』(이토 모토시게, 전선영 옮김, 갤리온 2015)라는 책에서 봤습니다(143).

이걸 부정해버리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다만 누가 누구의 말을 경청해야 하는가는 생각해볼 만한 문제입니다.

 

부하직원이 상사의 말을 경청해야 하는 건 언제나 강조됩니다. 강조하고 말고 할 것도 없습니다. 살아남으려면 그렇게 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그건 강조하나마나일 것입니다.

그런데도 왜 남의 말을 경청해야 한다는 걸 강조하고 부탁합니까? 살아남아야 한다는 말입니까?

 

상사가 부하직원의 말을 경청하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부모가 자녀의 말을 경청하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힘을 가진 자가 힘없는 자의 말을 경청하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이런 말은 합리적인 것입니까? 괜찮은 것입니까?

 

교사가 학생의 말을 경청하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수많은 날, 조용히 하고, 똑바로 앉아서, 내 말, 내 설명 좀 들어보라고 하지 말고 아이들의 말을 들어보면 어떻겠습니까? 그렇게 하며 교사는 아주 조금만 말하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학생이 묻는 말에만 대답하고 도와달라고 할 때만 말하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수십 명을 모아놓고 "여러분!" 하며 가르쳐주던 전통대로 서너 명을 앉혀놓고도 그렇게 하는 건 불합리하고 비효과적일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서너 명을 앉혀 놓고 그 앞에 서서 "여러분!" 하고 부르거나 "이걸 아는 사람 손들어봐요!" 하는 건 우습지 않겠습니까?

그런 교실이라면, 아이들의 말부터 들어보는 것도 좋은 일일 것 같아서 하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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