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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책 보기의 즐거움

마츠다 미히로『그만두는 힘 Quit to Begin』- 옛 소녀 엘라에게 -

by 답설재 2015. 10. 11.

마츠다 미히로 지음·김의경 옮김

『그만두는 힘 Quit to Begin』(위너스북, 2010)

- 옛 소녀 엘라에게 -

 

 

 

 

 

 

 

 

정년퇴임을 한 그해 여름쯤, 선물 받은 책입니다. 시집 선물을 취미처럼 여겼다는, '아름다웠던 그 시절'을 '아름답게' 보낸, 아직도 그 취향을 그대로 지닌 소녀 같은 분이었습니다.

 

그 '소녀'로부터는 몇 권의 책을 더 받았지만, 모든 걸 내려 놓아야 하는 퇴임과 함께 심장병까지 찾아와 인생의 마지막을 맞은 것 같았던 그 시기에, 이 책은 제목만으로도 가슴에 와 닿아서, 그 '소녀'가 모든 것을 그만두어야 하는 심정을 꿰뚫어보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였는지 표지만 봐도 충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대로 두었다가 이제 겨우 살펴봤습니다.

'뭐야! 다 그만두라는 것도 아니잖아!'

'그만둘 건 그만두고 그 대신 해야 할 만한 일을 하라는 거잖아!'

 

움켜쥐고 끝까지 도전하고 절대 물러서지 않기보다는 놓아버리고 그만두면 그렇게 마음을 비우면 비운 그 자리에 채울 것이 떠오른다는, 진정 하고 싶은 새로운 것을 시작할 수 있는, 그렇게 사는 삶이 행복하다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었습니다.

 

 

 

 

모두 54가지의 주제에 대하여 '그만두는 힘'과 '시작하는 힘'으로 나누어 설명합니다.

말장난 같이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대단치도 않은 인물이 쓴 책도 그렇고, 때로는 대단하게 생각하던 인물도 그런 책을 내기도 합니다.

그렇거나 말거나 받아들이는 사람에 달렸을 것입니다.

 

나의 경우에는 '다른 사람과 같은 일하기'를 그만두고 '다른 사람과 다른 일하기'를 시작하자는 것(18), '일방적으로 말하기'를 그만두고 '경청하기'를 시작하자는 것(22), '심문'을 그만두고 '마법의 질문'을 시작하자는 것(23), '무리하기'를 그만두고 '자연스러운 상태 유지하기'를 시작하자는 것(38) 등이 그런 경우일 것 같았습니다.

'마법의 질문'을 시작하자는 것은 이런 것입니다.

 

《'마법의 질문'을 시작하자》

 

질문하는 방법에 따라 다른 대답이 돌아오곤 합니다.

"어떻게 하면 잘 될 거라고 생각해요?"

"무엇이 있어야 목표를 달성할 수 있겠어요?"

이런 질문이라면

대답하는 것만으로도 해결책이 보일뿐 아니라,

상대방은 그보다 한층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질 것입니다.

이것이 마법의 질문입니다.

질문의 질은, 인생의 질입니다.

다른 사람에게 묻는 질문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도 이와 같은 질문을 해봅시다.

 

마츠다 미히로도 내가 이 '마법의 질문'을 54가지 중 이런 것들을 가장 심각하게 받아들일 줄은 몰랐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그보다 더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있습니다. 아마 내게 이 책을 선물한 그 '소녀'도 이건 몰랐을 것입니다.

 

나는 '그만두는 힘'을 발휘해야 합니다.

모든 걸 지금 이 시각에 그만둘 수 있어야 합니다. 아니, 모든 걸 이미 다 그만두었어야 합니다. 무엇이든 다 그만둔 상태에서 무언가를 하고 있다면 그건 좋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