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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내가 만난 세상

"소변금지!"

by 답설재 2015. 8. 28.

 

 

 

 

저곳에서 볼일을 보는 사람도 "좀 그렇다"라고 할 수 있지만, 저렇게 써붙인 사람도 "좀 그렇다"라고, 엘리베이터를 탈 때마다 어쩔 수 없이 저걸 바라보며 생각합니다.

- 오죽 급했으면…… 그래도 그렇지.

- 이 넓은 역을 관리하자면 얼마나 힘들까…… 그래도 그렇지.

- 그러니까 피장파장인가?

 

피장파장이라고 해서 해결될 일도 아닙니다. '가위'를 그려 놓지는 않았고, 크지 않게, 단정한 글씨로 써붙였는데도 볼 때마다 괜히 불편해집니다.

- 엘리베이터를 타지 말고 계단으로 다녀? 저게 보기 거북하다고? 꼴보기 싫다고?

- 그럼, 어떻게 해? 내가 책임질 수 있는 일도 아니잖아?

- 무슨 좋은 아이디어를 찾아서 직원을 찾아갈까? 어떤 아이디어?

 

 

♬ 후기

최근(2016.4) 저 표지판이 보이지 않게 되었습니다. 저 곳에서 실례를 하는 사람이 없어졌는지, 있더라도 이렇게 써붙이는 건 좀 그렇다고 여기게 되었는지…… 어쨌든 참 잘한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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