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이것 좀 봐!"
Ⅰ
서너 살 아이가 유리창 안의 저 인형들을 들여다보며 할아버지에게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할아버지는 갈 길을 재촉하지 않고, 꼬박꼬박 대꾸해 줍니다. '추임새'를 넣으며 하염없이 서 있습니다. 아이의 등 뒤를 지킵니다.
그 할아버지와 손자를, 아침나절의 저 골목길에서 이틀을 봤는데 어제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들이 궁금해집니다. 그립습니다.
Ⅱ
아이는 그 사랑으로 무럭무럭 자랄 것입니다. 지금 좋은 아이니까 커서도 좋은 사람일 것입니다.
따뜻한 사람이 없으면 살아갈 수가 없습니다.
곁에 따뜻한 사람이 없다면, 따뜻한 사람에 대한 기억이라도 있어야 합니다.
마땅히 교육이 그 역할을 담당해야 합니다. 이 주장을 하는 것은, 부모는 무슨 사정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아이에게 따뜻하지 못할 경우도 있지만 그런 경우에도 교육은 따뜻하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세상에서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은 교육뿐입니다. 학교 밖에서는 그렇게 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그렇게 해달라고 학교를 세워 준 것입니다.
Ⅲ
그런 생각을 하면 대학교보다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 교육이 더 중요하고, 중·고등학교 교육보다는 유치원, 초등학교 교육이 더 중요한 것 같지 않습니까?
어디 제출하는 이력서에는 '누가 더 잘할 것 같은지' 알아보려 하거나 '누가 더 힘이 센지' '누가 더……' 어쨌든 대학교 학력 이상, 간혹 고등학교 이상의 학력을 기재하지만, 우리들 마음의 이력서에는 우리가 다닌 그 초등학교 이름, 유치원을 다닌 사람은 아마도 유치원 이름이 더 뚜렷하게 기록되어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학부모들에게 보낸 편지(2007.8.29)
'어머님의 그 따님은 도대체 무얼 그리 잘못했습니까?' ☞ http://blog.daum.net/blueletter01/36216
책 이야기(2008.11.19)
'남자, 여자, 그리고 아이' ☞ http://blog.daum.net/blueletter01/36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