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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詩 읽은 이야기

채성병 「연안부두 가는 길」

by 답설재 2014. 8. 18.

연안부두 가는 길

 

 

 

인적 드문 보도블록 사이로

삐죽삐죽

살아남기 위해 꽃을 피우는 들풀들

바람에 날린다

짙은 향기 아니더라도

아름답구나

차마 비껴가는 발길들 틈에서

어째 아름답구나

어느새 떨어진 해

바닷가 지는 노을빛 받아

더욱 노란 풀꽃들

모질게 아름답구나

 

 

 

김영승 시인이

채성병의 시집 『연안부두 가는 길』(책나무, 1994)에서 뽑아

『現代文學』 2014년 5월호(206~207쪽)에 소개한 시

 

 

 

 

 

 

이 꽃이 아닌 줄 알면서도, 그 왜 키가 좀 크고 잔잔한 노란 풀꽃이 있지 않느냐고 할 줄 알면서도, 이 사진을 실었습니다. 찾아 나서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왜 「연안부두 가는 길」인가 싶었는데, 김영승 시인이 이렇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인천 연안부두 가는 길의 뱃고동 소리는, 인근 남향에서 쏟아져 나오는 곡물과 해사海沙 등등 수송차량들의 낙곡과 분진으로, 대낮인데도 해설피, 얼룩백이 황소가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것 같다. 그리고 그 길의 길고 긴 한 구간은 그 과적과 질주의 행렬로 대개는 인적이 드물다. 그 길의 끝쯤엔 시인의 집이 있었다."

 

 

"아름답구나"

"어째 아름답구나"

"모질게 아름답구나"

 

"어째 아름답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