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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내가 만난 세상

by 답설재 2014. 6. 18.

 

 

 

 

 

 

 

 

 

 

 

 

 

 

 

 

  무슨 큰 병에 걸린 사람이 산 속에 들어가 살며 그 병을 고쳤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나 자신이나 친지의 병이 아닌데도 저 산이 고마워집니다. 그렇지만 "몸살을 앓는다" 그 정도의 표현으로 될까 싶고, 어릴 때 그 바지저고리 이곳저곳에 숨어서 제 몸을 갉아 먹던 그 허연 이1 혹은 머리통에 번지던 그 버짐 생각이 나게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아니, 많습니다. 요즘은 TV에서 그런 사람들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아주 작정하고 뒤집어 엎어버리자고 작정한 방송 아닌가 싶어질 때도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인지 다음 중에서 골라보시겠습니까?

  "한 명만 고르면 되나?"

  "○×로 하면 되나?"

  "있는 대로 다 고르기냐?" …………

 

  제발 한국의 초중등학교 학생들처럼 사람 난처하게 그렇게 묻지 마십시오. 없으면 고르지 않아도 됩니다. 또 대답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힌트가 있습니다. 그 모습을 보면 괜히 나 자신이 미안해지게 하는 그런 사람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다만, 이 예시에는 괜히 질시를 받는 그런 사람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결코 욕을 먹을 대상은 아니지만 답지를 구성하다 보니까 그렇게 된 것입니다.

 

  ① 산에 오를 때마다 뭔가 좀 얻어가지고 내려가려고 살피는 사람

  ② 한손에 스틱을 들고 어슬렁어슬렁 흡사 '파란편지'를 쓰는 그 사람처럼 뭐 하려고 왔는지도 모르도록 하염없이 오르내리는 사람

  ③ 두 손에 스틱을 들고 배낭을 멘 채 "쉭! 쉭!" 소리가 날 것처럼 아주 열심히 오르내리는 사람

  ④ 지나가는 다른 사람들을 힐끔거리며 무슨 열매, 무슨 여린 싹을 따는 사람

  ⑤ 아들딸, 남편(아내)과 함께 다정하게 이야기를 나누며 오르내리는 사람

  ⑥ 주변 경치 같은 건 아무리 아름다워도 조금도 관심을 갖지 않고 연인인지 배우자인지 죽고 못 살 것처럼 굴며 오르내리는 사람

  ⑦ 부모인듯한 노인을 데리고 운동을 시키려고 오는 사람

  ⑧ 무슨 재주가 있는지, 그 깊은 산 속에 아담한 집을 짓고 그림처럼 살아가는 사람

  ⑨ ⑩ ⑪ ⑫…………(재미있으면 혼자서 예를 더 들어도 괜찮습니다.)

 

  휴일에 우리 아파트 앞 도로는 주차장이 됩니다. 그 '주차장'의 차들은 날이 갈수록 늘어납니다.

 

  미안합니다. 이렇게 써서.

  누구 때문에 미안한지, 누구에게 미안한지, 그건 묻지 마시기 바랍니다. 괜히 사람 난처하게…… 느낌이 그러하니 어쩔 수 없이 썼습니다.

  "정말로 미안합니다."

 

 

 

 

 

 

  

 

 

 

 

 

 

 

  1. (1) [동물] 이목에 속한 곤충을 통틀어 이르는 말. 포유류의 몸에 기생하여 피를 빨아먹고 산다. 몸길이 1~4밀리미터이고, 몸은 보통 편평한 방추형이다. 피를 빨아먹어서 몸을 가렵게 하는 외에 발진 티푸스, 재귀열 등을 옮긴다. 인체에 기생하는 것으로는 머릿니, 옷엣니, 사면발이 따위가 있다. (2) 이목 잇과에 속한 곤충. 몸길이 2.3~3.3밀리미터로 암컷이 크고 불결한 몸이나 옷에 번식하여 피를 빨아먹고 발진 티푸스, 재귀열, 참호열 따위를 옮긴다. 암컷이 하루에 다섯 개 에서 열 개의 알을 낳으며 10일 정도면 엄지벌레가 된다. 학명은 Pediculus humanus이다. 유의어 슬보 (蝨甫) , 주발충 (蛀髮蟲)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