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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내가 만난 세상

클라우디오 아바도, 『SYMPHONY NO.25』

by 답설재 2014. 5. 8.

 

 

 

 

 

클라우디오 아바도, 『SYMPHONY NO. 25』

 

 

 

 

 

 

 

   클라우디오 아바도가 타계한 이튿날 블로그 『Welcome to Wild Rose Country』에 실린 사진들  

 

 

 

 

 

  클라우디오 아바도가 저승으로 갔습니다. 지난 1월 20일, 이미 지나간 얘기입니다. 그렇지만 지금도 섭섭해하고 있습니다.

 

  2010년에는 '이런 몸으로 살 수 있겠나……' 생각하며 그가 지휘한 모차르트 음반을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어제 들을 때나 오늘 들을 때나 한결같은 그 선율이 무심하다는 느낌도 있고, 그 속에 고뇌와 우울, 고독, 후회와 한탄…… 그런 것들이 다 들어 있다 해도, 음반 표지의 저 밝은 모습이 밉기도 했고, 내가 죽어도 저 사람은 저렇게 지휘봉을 휘두를 것 같아서 또 미웠습니다.

 

  그러다가 그가 위암으로 투병 생활을 했다는 걸 알게 되었고, 저 표정이 어쩌면 그 암 투병을 이겨낸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자 그동안 그를 미워한 것이 한심하고 미안했습니다.

 

  단호하게, 박진감 넘치게, 군대의 행진처럼 나아가다가 서정적, 낭만적으로 바뀌어 가는, 이 「아름다움」을 고등학교나 대학교에 입학하는 학생에게 선물하거나 입학 축하 파티에서 들려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어처구니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이런 생각도 했습니다. '고등학교 입학은 축하할 일은 아니겠지? 대학입시를 향한, 혹은 사회로 나가기 위한 고생길에 들어서는 거니까……. 그렇다고 '위로'할 일이라고 할 수는 없잖아. '격려'라고 하면 적절할까? 그렇다면 너를 격려하는 음악을 들려주고 싶어, 그런 마음으로 선물하면 되겠지?'

 

 

 

 

 

 

 

 

 

 

  아바도는 헤르바르트 폰 카라얀의 사후에 베를린필하모닉 단원들의 투표를 통해 1990년 베를린필 상임지휘자로 선정됐는데, 단원들에게 '마에스트로'라는 호칭 대신 자신의 이름을 부르게 했답니다.

 

  베를린필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을까요? 그러다가 위암수술을 받았고(2000년), 일부 단원들과 음악적으로 충돌하는 등 12년만에 그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2003년에는 투병 생활을 하면서도 루체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를 창설해 여름축제에서 지휘를 했고, 2013년 8월에는 모국인 이탈리아 정부로부터 종신 상원의원에 임명되었습니다. 생전에 베토벤 교향곡 전집, 말러 교향곡 전집을 녹음했고, 유럽연합(EU) 청소년오케스트라, 구스타프말러청소년오케스트라도 창단했답니다.1

 

 

 

 

 

클라우디오 아바도의 음반. 사진 속 인물은 오스트리아 피아니스트 프리드리히 굴다

 

 

 

 

 

 

  1. 문화일보, 2014.1.21.,29면, '지휘자 클라우디오 아바도 타계' 참조.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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