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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책 보기의 즐거움

『꿈을 담는 아이들』

by 답설재 2014. 2. 11.

 

 

 

 

 

하도 어수선해서 좀 정리를 하다가 발견한, 추천의 글을 써준 책입니다. 서점에서는 이미 오래 전에 사라졌을 것입니다. 우리나라도 나오는 책 수로 보면 하루에 약 100권씩이니까 어마어마한 세상이 되었습니다.

 

버리려다가 '이게 뭐지?' 했으니까 애써 이 책을 만든 이들이 알면 참 섭섭할 뻔했습니다.

 

 

 

 

 

 

 

 

 

 

 

 

 

 

 

 

"공연한 걱정은 무슨……" 할 수도 있고, "걱정을 하지 않고 버려두면 어디 대학이나 가겠어?" "오늘날 아이들 교육을 학교에만 맡겨 두는 부모가 있기나 할까?" 등등 학부모들은 할 말이 태산이라고 하겠지만, 사실은 아이들을 좀 버려두는 것이 차라리 더 낫지 않을까 싶어서 쓴 글입니다.

 

― 읽고 쓰고 외우는 공부보다는 스스로 생각해 보고 의문을 가지며 해결하는 공부를 시켜야 한다.

― 놀고 장난치고 하는 중에 따뜻한 마음을 가꿔 간다. 그러면서 사랑과 우정, 우애, 배려, 효성, 친절, 희망과 기대, 걱정과 고민, 협동심 등 세상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들을 다 경험하게 된다.

― 아이들을 못살게 하지 말고 좀 여유 있게 바라보아야 한다.

 

그런 얘기를 한 것입니다.

 

 

 

 

 

 

며칠 전에는 35년 전에 담임한 제자 한 명이 다녀갔습니다. 그는 이것저것 이야기를 하던 중에 이런 말을 했습니다.

"선생님은 남을 배려해야 한다는 걸 강조했습니다. 저는 그걸 분명히 기억하며 지냈습니다. 그 생각을 하면 때로 '바르게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게 됩니다."

 

주제에 선생이라고 자신의 일조차 감당하지 못하면서도 그런 걸 강조했다니, 우스꽝스러운 일이긴 하지만, 그때 그랬다니 이제와서 어떻게 하겠습니까.

 

그 말을 들으며 이런 생각도 했습니다.

'배려? 그런 게 가르칠 만한 덕목으로 되어 있었겠지.'

지금 생각하면 참 생소한 단어가 아니겠습니까?

배려라니? 대학입학시험에 그런 것이 출제될 리가 없지 않습니까?

 

'인성' '창의' 같은 크고 아름다운, 아무리 거창한 교육학 서적에서라도 충분히 어울릴 표제어 같은 낱말에 길들여져서인지, 그 제자가 들려주는 '배려'라는 낱말이 참 작고 하찮고 촌스러웠습니다.

그렇지만 나는 그때 그 교실이 그립기는 해서 그 이야기를 하는 그를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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