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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학교교육

나라 걱정

by 답설재 2013. 7. 1.

 

 

 

 

 

나라 걱정

 

 

 

 

 

  녀석의 일기입니다.

  붙여 놓은 건 어디서 구한, 무슨 그림인지 잘은 모르겠으나, 한 아이가 가방을 메고 뛰어갑니다. 배경이 된 건물에는 '종합논술' '수학' 같은 학원 간판이 보입니다. 아이와 가로등의 긴 그림자를 보면, 해거름으로 짐작됩니다.

  그림 아래쪽에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아이가 뛰어간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뛰어간다"

 

  녀석이 그림 밑에 (  )를 하고 또 다른 설명을 붙였습니다.

  "자유란 어쩌면 이런 것에서 벗어나는 것이 아닐까?"

  이 그림을 붙여놓고 그런 설명을 붙인 일기를 썼습니다.

 

 

 

 

 

 

 

 

 

 

  2013년 6월 8일 토요일

  날씨 : 푹푹 찐다. 찜질방 같다.

 

<우와! 정말 기분 좋다~>

 

  오늘은 토요일이다. 하지만 그리 평범한 날은 아니다. 진정한 자유가 무엇인지 느껴본 날이기 때문이다. 나는 자유의 의미를 설명할 수는 없지만 느낌은 표현할 수 있다.

  나는 저녁에 친구들(○○, ○○, ○○)과 놀고 나서 자전거를 타고 동네를 계속 돌았다. 그 덕분에 동네에 대해서 아주 잘 알게 되었다. 그리고 삼산체육관도 다시 한번 돌아보고, 음료수도 마시고 돌아다니니 알 수 없는 기분에 사로잡히고 말았다. 그렇게 알 수 없는 기분으로 나는 멀리 1단지까지 갔다왔다. 그리고, 타는 동안 자전거만 있으면 어디든 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아주 터무니 없지만……).

  이 자유로웠을 때의 기분은 정말 아무것도 사로잡히지 않고, 얽매이지 않는 그런 기분이었다. 옆의 그림처럼 매일 학원만 도는 것은 무척 힘든 일이다. 부모님들은 피땀 흘려 번 돈을 학원에 내는데 자식들은 자거나 딴짓 하기도 하고 학교에 와서 풀어 달라고까지 하니, 참, 우리나라의 미래가 걱정된다. 자전거나 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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