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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내가 만난 세상

동해·일본해

by 답설재 2013. 1. 24.

 

 

 

 

 

동해·일본해

 

 

 

 

 

 

 

 

 

 

 

 

 

 

  '지도쟁이' 안동립 선생이, 어느 국가기관의 홈페이지에 이런 지도가 탑재되어 있더라면서 흥분된 어조로 증거가 되는 몇 가지의 자료를 캡쳐해 보냈습니다.

 

  며칠 기다렸다가 '지금도 그대로 탑재되어 있는지' 물었더니 무슨 변명을 해놓았더라고 했습니다. 삭제했다는 얘기겠지요. 더 자세한 걸 알면 뭘 하겠습니까. 다만, 모두 한마음이어야 할 일에 대해서는 더 조심하고 정성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아니, 우리가 지향해야 할 일이 무언지를 알면 그런 일쯤은 저절로 잘 이루어지므로, 우리, 우리나라의 '본질'부터 잘 파악해야 한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흔히 하는 말로는 "정신을 차려야 한다!" 쯤으로 이야기하면 될 것 같습니다.

  관심 없는 사람들에게야 다 그만이지만, 다른 나라 사람들 보는데 그 무슨 챙피입니까!

 

  위 지도는 그 국가기관 표시를 잘라내고 캡쳐한 것입니다. 저로서는 그대로 보여드리기가 민망하기도 하지만, 그렇게 해놓으면 제가 또 무슨 일이나 일으킬 줄 알고 다가올지도 모르고, 저는 그렇게 지내고 싶지도 않기 때문입니다.

 

 

 

 

  '일본해(동해)'는 어떤 뜻입니까?

  - 일본해인데 동해라고 우기는 사람도 있다.

  - 일본해라고도 하고, 동해라고도 하지만, 일본해라는 주장이 우세하다.

  - 일본해라고 하지만, 사실은 동해다.

  - 일본은 일본해라고 하고, 한국은 동해라고 하는데, 이 지도를 그린 사람들은 일본해라는 쪽에 손을 들어주고 있다.

  - 일본해도 되고, 동해도 된다.

  - 일본해라는 주장과 동해라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 …………

 

  왜 '동해(일본해)'가 아니고, '일본해(동해)'입니까?

 

  일본인들은 어떻게 하고 있습니까?

  - 일본해.

  - 동해.

  - 일본해(동해).

  - 동해(일본해).

 

 

 

 

  '문화'란 얼마나 어려운 것입니까?

  '문화'는 돈의 양만큼, 돈을 버는 것과 함께 발전할 수 있는 것입니까?

  '문화'는 얼마나 무서운 것입니까?

  '문화'는 얼마나 좋은 것입니까?

 

 

 

 

  말이 나온 김에 여담도 좀 하겠습니다.

 

  이런 현상도 다 교육이 부족하고, 따라서 우리의 문화가 아직 덜 성숙했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비난을 받을 소리일지, 아니면 뭐가 뭔지도 모르기 때문에 하는 소리라고 해야 할지 모르지만, 솔직하게 말하겠습니다. 저는 돈이 좀 부족하더라도 돈과 함께 문화도 중시하는 나라이면 더 좋겠습니다. 그렇게 살고 싶은 것입니다. 돈 때문에 형제간에 원수가 되고, 재판도 하고, '비견겁재(比肩劫財)'1라는 고사가 현실을 너무나 잘 반영하는 이런 세상이 정말이지 지긋지긋합니다. 죽으면 다시 태어난다 해도 이런 세상에 태어나고 싶지 않고, 저 땅속에서 그냥 한 마리 '벌레'쯤으로 지내는 쪽을 택하겠습니다.

 

  급한 경우에는 먹고 살아가는 일이 최우선일 수밖에 없지만, 한편으로는 가능하면 좀 문화적이고 싶은 것도 인간으로서의 기본 욕구가 아닐까 싶을 때도 있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제가 다닌 어느 학교 동기생 모임이 있는데, 한번은 학교 다닐 때는 얌전하고 멀쩡하던 녀석이 1박2일간의 그 모임을 마치게 된 점심 식사 자리에서 돌연 음담패설을 늘어놓았습니다.

 

  한때 이상적이라고 해도 좋을 남학생이었던, 혹은 이상적이라고 해도 좋을 여학생이었던, 초로의 남성 혹은 여성이 함께했을 수도 있는 그 자리의 '문화'가 일순간 엉망이 되었지만, 우리는 너나없이 어쩔 수 없는 어색한 미소를 짓거나 차라리 호탕하게(터무니없이 적극적으로) 웃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헤어지며 '저 사람이 다음에는 더 재미있는 음담패설을 해주려나?' 했을 사람도 있었겠지만, '까짓거 잊어버리자'고 한 사람도 있었을 것입니다. 또, 저처럼 '아, 가능하면 이젠 이 모임에 참석하지 말자'고 한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 사례는 전혀 쓸모없는 일에만 아주 용렬하고, 갈수록 점점 더 고지식해지고, 나이 들수록 모임이 많아야 한다는 게 정설이 되다시피 한데도 그 따위 쓸데없는 모임은 전혀 하지 않아도 상관 없다고 여기는 바로 저 혼자일 수도 있지만…………

 

  음담패설이 사실은 얼마나 재미있습니까. 얼마나 긴요한 것입니까. 그렇지만 자리를 가려서 그 자리에 어울리는 음담패설을 할 수 있는 것이 이른바 '문화'일 것입니다. 그렇게 보면 '문화'란 얼마나 어려운 것입니까.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교육을 하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교육을 더 잘하자고 하는 것 아닌가 싶은 것입니다. 저 바다가 누구의 바다입니까? 그 바다 이름은 무엇입니까? 그 바다 이름은 누가 지어서 우리에게 물려준 것입니까?

 

 

 

 

 

 

 

  1. '비견겁재'에 대해서는 이 블로그의 '형제란 무엇일까?'(2011.12.8) 참조.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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