녀석에게 메일을 보내놓고 '내가 괜한 짓을 했나?' 싶었습니다. 아직 철이 없어 그런 걸 가지고 내가 너무 신경을 곤두세우나 싶었던 것입니다.
대부분 "개구장이라도 좋다! 튼튼하게만 자라다오!" 그렇게 외치는 세상에서………… 식당이라면 그 통로를 운동장인줄 알고 뛰어다녀도, 음식물을 다 뒤집어 엎어버려도 "이의 있는 놈 나와! 내 자식 꼴보기 싫은 놈 있으면 다 덤벼!" 겸연쩍어하지도 않고, 위풍 당당하게, 차라리 내 자식 좀 보라는 듯 자랑스럽게 그러는 세상에서…………
"내가 괜한 짓을 했지?"
"…………"
아내는 시큰둥했습니다.
그런데 다행히 걔네 엄마는 괜찮다고, 잘했다고 했습니다.
이걸 여기 싣는 것은 '공개'라기보다는 '약속'이라고 하고 싶습니다.
녀석이 언젠가, 언제라도, 혹 이걸 발견하면 한 번이라도 더 '아, 참! 내가 그랬지.' 하게 되고 그러면 그만큼 다행스러운 일이기 때문입니다.
좋은 성품을 가지고 있으면 그걸로써 좋겠지만, 나처럼 그리고 나를 닮은 그 녀석처럼 아무리 노력해도 잘 되지 않는 사람으로서는 "끝까지 해보자!"는 다짐이 중요한, 빛나는 덕목이 될 것입니다.
작심삼일(作心三日)이면 어떻습니까. 사흘마다 한 번씩 다짐하면 될 것입니다.
또한, 그렇지 못한 성격을 가진 사람이 그렇게 되려고 노력하는 모습도 좋은 것 아니겠습니까? 녀석이 부디 나의 진의를 파악하면 좋겠습니다. 살아가면서 내 생각 좀 해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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