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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책 보기의 즐거움

위베르 리브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우주 이야기』

by 답설재 2012. 3. 29.

위베르 리브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우주 이야기』

강미란 옮김, 열림원 2011

 

 

 

 

 

 

 

"이제 곧 밤이 되겠구나. 태양이 졌으니 말이다. 하늘에 별이 보이기 시작했어. 저 별의 빛이 지구까지 오는 데도 오랜 시간이 걸렸단다. 저기 보이는 별들 중에 어떤 건 광년으로 십여 년 거리, 또 어떤 건 백여 년 거리, 또 어떤 별은 천여 년 거리에 있단다. 예를 들어 북극성을 볼까? 우리에게 북쪽이 어딘지 가르쳐주는 그 별은 430광년의 거리에 있단다. 오늘 우리에게 모습을 드러내기 위해 북극성의 빛은 1580년경에 출발했다는 말이 되지."

 

할아버지가 동방박사라고 부르는 세 개의 별이 있잖아요. 오리온 자리에 있는, 그 별들은 얼마나 먼 거리에 있어요?"

 

"우리 눈에 보이기까지 약 천4백 년을 여행했지. 그러니까 로마제국 말기에 출발해서 중세 시대를 다 거치고 르네상스, 그리고 그 이후의 시대까지 우주를 날아 우리에게까지 온 거야. 물론 메아리를 이용한 방법으로 그 별들이 여행한 거리를 측정할 수는 없단다. 그 거리를 왕복하는 데만 해도 3천 년이 걸리니 말이야. 그래서 다른 방법을 쓰지. 천문한 관련 서적을 보면 찾을 수 있을 거다.

 

대형 망원경으로 찍은 우주의 모습을 보면 어떠니? 수많은 외부은하들이 보이지? 거기까지의 거리는 훨씬 멀단다. 그들 중 어떤 건 지구나 태양이 태어나기도 전에 그 모습을 우리에게 전송했다고 보면 돼. 그러니까 우주의 탄생 직후부터 여행을 했다는 말이지."

 

"그 은하들이 지금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그걸 어떻게 알죠? 어쩌면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잖아요."(20~21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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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년(光年), 빛이 1년 동안 가는 거리로써 밤하늘의 별들이 떨어져 있는 거리를 위와 같이 설명하고 있습니다. 손녀는 대형 망원경으로 볼 수 있는 은하들 중에는 이미 없어진 것도 있겠다고 합니다. 할아버지는 또 정확하고도 멋진 대답을 할 것입니다. 이 할아버지는, 프랑스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천체물리학자 위베르 리브(Hubert Reeves)니까요.

 

그는 1932년 캐나다 퀘벡에서 출생했습니다. 어려서부터 유난히 별에 관심이 많았답니다. '별들의 밤'이라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등 천체물리학의 대중화에 힘쓰고 있고 자연보호 운동도 전개하고 있습니다. 여러 권의 저서 중 최근에 발표된 이 책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우주 이야기』는 전 세대를 넘나들며 폭발적인 지지를 얻었다고 합니다.

이런 내용입니다.

 

밤하늘 아래서

별까지의 거리는 얼마나 되나요?

별은 무엇으로 만들어졌죠?

태양은 무엇 때문에 뜨거운 거예요?

태양의 나이는 어떻게 알아요?

우리는 별의 먼지다

벌집과 은하

팽창하는 우주

우주의 역사

우주의 나이는요?

우주에는 우리밖에 없는 건가요?

자연은 문자의 구조와도 같다

자연의 단계

파스칼과 사다리의 위쪽

돌판

멀티버스

시계와 시계공

블랙홀이 뭔가요?

암흑 물질

암흑 에너지와 우주의 미래

고민

 

 

본문 앞에는 이런 부분이 보입니다.

 

이젠 눈을 감고 이렇게 생각해보렴.

'나는 존재한다'라고 말이야.

눈을 뜨고 말해봐.

이 세상은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얼마나 멋진 일이니.

상상이 돼?

 

 다음은 '들어가는 말' 중에서 옮긴 것입니다.

 

가 이 땅을 떠난 후에도 손자들이 살아갈 거대한 우주에 대해 아는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일까? 또 훗날 이 아이들이 우주에 대한 지식을 다음 세대에게 잘 전할 수 있도록 어떻게 도와야 하는 것일까?

 나는 열다섯 살 정도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생각하고 아야기를 풀어볼까 한다. 물론 이 우주와 그 역사에 대해 알고 싶어 하는 성인들을 포함해 모든 사람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 책은 어느 여름날 밤, 손녀 아이와 함께 밤하늘을 관찰했던 데서 시작되었다. 우리는 긴 의자에 편히 누워 별이 총총한 밤하늘을 살피며 이야기를 나눴다.

  

 

 

 

 이런 책을 보면 주눅이 듭니다.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그러니 어떻게 합니까? 평범한 할아버지로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고, 이런 처지의 할아버지가 한둘도 아닐 것이라는 것으로 위안을 삼는 수밖에요.

 

"열다섯 살 정도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욕심이 나서 책을 사놓았으니까 일찍 주고 "열다섯 살 정도가 되거든 읽어라" 그렇게 부탁할까 합니다.

 

우주의 중심이 지구라고 생각했전 편협한 사고를 그만두어야 한다는 것, 주식시세나 근무고과표, 통장잔고, 성적표 등 눈에 보이는 수치에만 붙들려 살지 말고 이제라도 눈을 들어 밤하늘을 쳐다보며 "거기 무수히 쏟아지는 별빛들이 당신의 삶이 얼마나 존엄하고 위대한 배려 속에서 존재해야 하는지를 일깨울 것"이라고 했으니까, 우선 자신부터 좀 배우고 깨달아야 하겠지만, 그렇게 한다면 지금 저렇게 뭔가를 알고 싶어 하는 어린것들에게 줄 수가 없게 될 것 아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