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 시즌의 단상(斷想)
Ⅰ
2012년 2월이 간다. 올해도 2월이 지나간다. 졸업식도 지나갔다.
졸업식 풍경을 보면, 우리는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학생들은 변해서 답답해 죽겠다는데 학교는, 아니 교육은 '죽어라!' 하고 그대로다. 그 전통적인 교육의 힘으로 안 되니까 경찰을 불렀다. 경찰의 힘으로 아이들을 감시하게 했다. 그러면서도 학교를 열어야 하나…… 교육이 그런 것이었나?
아이들은 왜 학교를 가는 것일까. 공부를 하러?
아이들은 공부를 하려고 학교를 가는 것일까? 우리는 "그렇다"고 하고 싶고, 그렇게 대답하겠지만, 사실은 오늘도 잠에서 깨어난 그들의 삶을 위해 학교에 가는 것이 아닐까? 오늘은 혹 조금이라도 재미있는 일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가지고.
우리는 왜 학교를 열고 있는 것일까. 왜 경찰의 힘을 빌려서라도 학교를 열어야 하는 것일까.
경찰은 이제 '일손'이 모자란다고 나설지도 모른다. 교사를 늘이는 것보다 경찰을 늘이는 것이 더 급하다고 할지도 모른다. 그때 우리는 이렇게 생각하게 되겠지. '경찰은 그런 것이었나?' '이것이 우리 사회의 진정한 모습인가'……
도대체 누가 정신을 차리지 못한 것인가.
Ⅱ
"학생을 사랑하는 학교"
"선생님을 존경하는 학교"
어느 학교 교문에 크게 써놓은 그 지표를 보는 순간 생각난 것은 '저렇게 해놓고 부끄럽지 않을까?'였다.
나는 왜 그걸 부끄러워하는 것일까?
"그래, '학생을 사랑하는 학교'가 겨우 이 모양이냐?"고 교장이나 교사를 대어놓고 힐난하는 학부모는 없었을까?……
'선생님을 존경하는 학교? 좋아하시네. 이게 무슨 학교야, 차라리 개판이지.' 화가 나서 그렇게 중얼거린 교사는 없었을까?……
그럴 때, 그 지표를 써 붙인 사람은 뭐라고 설명할까. 그렇게 하겠다는 지표를 써놓은 것이라고 하겠지. 그렇다면 그걸 구태여 거기에 그렇게 써놓아야 할까? 아니야, 그렇게라도 해서 학생들과 교사들의 마음을 움직여 보고 싶어 한 것이겠지.
대학입학전형에 몰두하면서도 "학생을 사랑하는 학교" "선생님을 존경하는 학교"가 지표가 되어야 하는 우리의 현실.
입학준비에 혈안이 되어서라도 얼마든지 "학생을 사랑하는 학교" "선생님을 존경하는 학교"를 실현할 수 있다고 설명해야 하는, 또 충분히 그렇게 할 수 있다고 강변해야 할 우리의 서글픈 현실.
Ⅲ
'학교교육'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머니의 눈 -KBS'스카우트' (0) | 2012.03.08 |
---|---|
학교폭력 종합대책?-그게 어떻게 대책인가!- (0) | 2012.03.02 |
한국에서 아이 키우기 (0) | 2012.02.27 |
우리 교육에 혁명이 필요한 이유 (0) | 2012.02.17 |
"단 한 명 견학도 환영!" (0) | 2012.02.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