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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내가 만난 세상

이 블로그의 내 정보 : 별명, 자기 소개

by 답설재 2012. 2. 5.

 

 

 

제 블로그 이름은 <파란편지>입니다. 그리고 이 블로그를 소개한 글은 <파란편지>라는 제목 아래의 "저에게 오시면 교육적으로 마음이 좀 정리되면 좋겠습니다."라는 희망사항을 적은 것입니다.

 

나는 그걸 최근에야 알았습니다. 말하자면 그것이 이 블로그를 소개하는 글이라는 것도 모른 채 무턱대고 그렇게 써 놓았습니다. 언제 그렇게 써 놓았는가 하면 2004년 9월에 내가 교육부에서 교장으로 나가 근무하다가 2007년 8월말, 다른 학교로 떠날 즈음 그 학교의 어느 여 선생님이 내 부탁으로 이 블로그를 만들어 주면서 뭐라고 쓸까를 물었을 때 좀 '성가시다'는 느낌으로 그렇게 써달라고 부탁한 것 같습니다.

 

그러므로 그때는 이 블로그의 제목 외에 나의 별명은 왜 필요한지, 나에 대한 소개는 왜 써야 하는지도 몰랐었습니다. 그래서 내 별명도 이 블로그 제목 그대로 '파란편지'가 된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한심하게도 이 블로그를 찾는 사람들이 때로는 나를 "파란편지님" 혹은 "편지님"이라고 부르는 것을 참 신기하게 느꼈습니다.

나는 이것도 내가 그렇게 소개해 놓았기 때문이라는 걸 최근에 알았습니다.

 

 

 

 

내 별명이 이 블로그의 이름 그대로 '파란편지'가 된 것은 아무래도 좀 생각해볼 문제입니다. '파란편지'라는 이름은 그때 그 학교 학부모들이 지어준 것이어서 나에게는 매우 소중한 이름이 되었지만 그것은 이 편지의 이름이지 내 별명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당장 "이제부터는 ○○라고 불러 주십시오" 할 만한 별명이 생각나는 것도 아닙니다.

그래서 우선 나에 대한 소개라도 바꾸기로 했습니다. 지금까지 내 소개는 이렇게 되어 있었습니다.

 

"늘 조용한 때를 찾으면서도 그 시간을 견딜 수 없어 이렇게 지냅니다."

 

웃기지 않습니까? 그러나 그건 사실입니다. 41년 직장생활을 하면서 늘 조용한 시간을 조금씩이라도 마련하려고 그렇게 애를 썼습니다. 그리고 그 시간들을 요긴하게 쓰려고 노력했습니다. 어쩌면 그 짧은 시간에 삶의 '스트레스'를 해소하며 지냈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이제 나는 퇴임한지 한참 지났으므로 그 표현을 벌써 바꾸었어야 할 입장이 된 것입니다. 궁리 끝에 이렇게 바꾸기로 했습니다.

 

 

미로 같은

세월의 끝에서

이 편지들이,

퍼즐처럼,

하나의 이야기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미로 같은 세월의 끝'이란 내가 이 세상을 떠나는 순간을 의미합니다.

이렇게 써놓고 보니 잠깐 이런 의문도 생겼습니다.

'아니, 나라는 사람은 이제는 결국 죽을 때까지 이 편지나 쓰겠다는 사람인가? 고작 이 일만 하는 사람에 지나지 않는단 말인가?'

 

그러나 더 생각해 보면 그렇지도 않습니다. '그럼, 뭐 이 일 외에 다른 어떤 대단한 일이라도 하고 있단 말인가?' 그렇게 반문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더구나 편지를 잘 쓰면 얼마나 좋은 일입니까. 이런 세상에. 스마트폰이 대세인 세상에……

 

이젠 책상 위에 얹어 놓고 쓰는 이런 데스크탑인가 뭔가 하는 컴퓨터는 노인들이 즐겨쓰는 물건이 되었고, 블로그도 상품 소개 혹은 무슨 식당(맛집) 소개에 흔히 쓰이게 되었으니(요즘 문을 닫아버린 블로그가 얼마나 많습니까! 그들은 다 어디서 무얼 하고 있을까요? 스마트폰을 들고, 태블릿 PC를 들고……) 나라도 내 독자들이 언제까지라도 즐겨찾는 편지를 쓴다면 그게 어디 예사로운 일이라고 하겠습니까?

더구나 "이 편지들이 언젠가 하나의 멋진 그림이 되었으면" 한다니…… 어쩌면 참 어처구니없는 소망일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