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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내가 만난 세상

나에게 나이 한 살을 보내준 사람

by 답설재 2012. 1. 24.

 

 

 

 

 

나에게 나이 한 살을 보내준 사람

 

 

 

 

 

 

 

  임진년(壬辰年)이 되었습니다. 또 한 살을 더하게 되었습니다. 좋아할 사람도 있겠지만 마음이 무겁습니다. 워낙 공평한 일이고, 불평할 일도 아니긴 합니다. 그럼 "이제 몇 살이냐?"고 물으면 어떤 숙녀분들처럼 그건 비밀이라며 능청을 떨고 넘어가버리고 싶습니다.

 

  옛 제자가 이런 메일을 보냈습니다. 그의 나이도 수월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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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ㅋㅋ

 

  이걸 어떻게 합니까? 어떤 답장을 보내야 합니까? 끝에 "ㅋㅋ"라고 붙였지만, 그가 정말로는 웃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날씨가 차갑지만 대한(大寒) 추위가 지나가면 이럴 날도 거의 없을 것입니다. 한 열흘 지나면 입춘(立春)이니까요. 아무 준비도 없이 다시 봄이라니…… 평생 이러다가 말 것 같습니다.

 

  생소하게 느껴지던 2012년, 이 해의 1월이 '세월은 지내놓고 보면 쏜살 같다'는 것을 설명하려는 듯 빠르게 지나가고 있습니다. 이러다가 정말로 봄이 오면 며칠 날씨가 좋다가 곧 덥다고 야단이게 될 것이 뻔한 일입니다. 한두 번 겪어본 일이 아니지 않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