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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교육과정·교과서

독일 교과서『Musik um uns』보기

by 답설재 2011. 11. 2.

독일의 중학교 2학년 음악 교과서입니다.

 

 

 

 

 

 

이 교과서는 4×6배판 변형(가로 17.5cm, 세로 24.5cm이므로 우리나라 교과서의 평균적 크기보다는 좀 작습니다), 288쪽으로 편집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 교과서나 다른 나라 교과서나 교과서를 볼 때마다 "이렇게 해서는 안 된다. 무언가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으로 일관해 온 관점에 대해, 독일의 이 음악 교과서는 기묘하게도 안정감을 느끼게 했습니다.

'변화라니…… 교과서는 모름지기 이렇게 편집되는 것이 정상 아닌가?'

이 책은 그런 표정을 짓고 있었습니다.

 

여러 나라 교과서 중에서도 유독 독일과 일본의 교과서는 언제나 그런 인상이라는 느낌입니다.

변화는 좋은 것입니다. 그러나 지향점, 지향성에 '분명한 철학'이 담겨 있어야 그 변화를 추구하는 사람들에게 위기의식보다는 안정감을 주게 될 것입니다. 그런 변화라야 일관성을 갖게 되고 동력을 발휘하게 될 것입니다. 그 변화 속에 있는 모든 사람이 공감하여 박수를 받는 변화로 정착될 것입니다.

 

변화도 이 세상을 바꾸는 힘이 되지만 일관성이나 안정성도 세상을 유지 발전시키는 힘이 되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가령, 제가 철이 좀 든 이후에 바라본 우리나라 편수 정책(교육과정, 교과서 관련 정책)과 편수 조직은 그야말로 변화무쌍한 것이었습니다. 그 변화를 파악하기에도 벅찬 느낌을 줄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그 동안에 일본의 편수조직이 변했다는 말은 한 번도 들은 적이 없습니다. 일본은 그런 나라입니다. 그렇다고 일본의 편수정책이 형편없다고 매도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다만 저는 언젠가 우리가 일본의 편수정책을 확실하게 앞지를 날이 있기를 기원하고 있는 건 분명합니다. 그것은 어떤 근거가 있는 기원이 아니라 이 나라의 편수정책을 담당했던 사람으로서의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애정 때문입니다.

변하지 않으면 죽게 될 것처럼 위기의식을 느끼게 되는 일상에서 저 독일 교과서를 보고 받은 충격 같은 걸 써보고 싶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