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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내가 만난 세상

페이퍼 워크 Ⅴ-학교경영관-

by 답설재 2011. 2. 10.

  다시 페이퍼 워크 혹은 1 Page Proposal 이야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정작 하고 싶은 얘기는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나는 두 학교에서 교장을 했습니다. 그래봤자 딱 5년 반이어서 한 학교에서 1, 20년 혹은 2, 30년씩 교장을 하는 서양에 비하면 시작하다 만 것일 수도 있지만, 우리가 그렇게 하면 "교장은 혼자 다 하느냐!"고 대어들 것입니다. 그러니까 그렇게 할 수조차 없는 것이 다행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그들 나라 교장은 제대로 하지 못하면 당장이라도 쫓겨납니다. 그렇게 생각해도 우리는 다행일 것 같습니다. 거의 아무나 교장을 할 수 있으니까요.

 

  그 두 학교에서 저 아래의 파란색 글씨로 된 부분을 경영관으로 제시했습니다. 이런 것이 바로 그 1 Page Proposal이 아닐까 생각했었습니다. 그 두 학교의 입지와 특성이 서로 판이하게 다른데도 나는 조금만 바꾸어 거의 같은 내용을 제시했습니다.

  왜 그랬는지 그 배경이 분명해야 할 것입니다.

  ① 귀찮아서

  ② 바꿔봤자 별 수 없기 때문에

  ③ 나름 잘 만든 페이퍼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자랑삼아서

  ④ 교장이 그렇게 한다면 같은 내용이라 해도 비난할 사람이 없을 것 같아서

  ⑤ "글쎄, 무슨 이유가 있었겠지."

 

 

 

  나는 "대한민국의 학교는 학생들에게 이렇게 가르쳐야 한다"는 교육과정의 목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교육청은 교육청대로, 교육지원청은 교육지원청대로, 학교의 장은 학교의 장대로 각각 무슨 목표 혹은 지표를 제시하는 것을 별로 합리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교육청이나 교육지원청이 지표를 가지지 말라는 뜻은 아닙니다. 주민의 요구, 학생의 요구, 시대적 요구 등에 맞추어 철학과 비전을 제시하고 지표를 가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요. 그래야 훌륭한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해 나갈 수 있을 테니까요.

 

  각 학교에서도 목표나 지표를 가질 수 있습니다. 어쩌면 당연히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그 목표나 지표는 국가에서 제시하는 교육과정 목표를 구현하는 데 필요한 목표, 지표여야 합리적이라는 뜻입니다. 그 범위 내에서 온갖 특성을 살리고 발휘하는 목표와 지표라야 합리적이라는 뜻입니다.

 

  학교는 교육과학기술부나 교육청, 교육지원청과 달리 교과와 생활을 지도하는 곳입니다. 즉 학교 교육과정을 편성·운영·평가하는 곳입니다. 누구라도 그걸 인정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그것에 관한 목표와 지표가 있다면 충분한 것 아닙니까? 그렇지 않고 각각(교육청, 교육지원청, 각 학교가) 저 혼자 독립적으로 무슨 큰 판을 차리는 것 같은 목표와 지표를 설정하니까 우리는 각종 지표 속에서 혼선을 빚고 있는 것입니다. 추상적인 혹은 학교 교육과정과 거리가 먼, 겉으로 보면 멋진 학교 교육목표를 만들어 붙여 두고는 '저 목표는 언제 어디에 쓰이는 거지?' 의문을 갖게 되는 것입니다. 교장실 벽면이나 장식한 채 거의 아무런 구실을 하지 못하는 미사여구에 지나지 않는 목표를 갖게 되는 것입니다.

 

  내가 이렇게 말한다고 해서 "우리 학교는 그렇지 않다. 학교 교육계획을 모두 우리 학교 교육목표와 연계하여 수립했다. 한번 보라."고 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면 나는 이렇게 대답할 것입니다. "어거지로 그렇게 하느라고 고생을 더 했겠지요."

 

  교장이 독단적인 목표를 세워 실행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면 아주 난감한 폐단까지 생깁니다. 시간만 나면 전교생이 리코더를 부는 학교, 시간만 나면 국악을 들어야 하는 학교, 뎃생을 해야 하는 학교, 전교생이 무슨 특별한 공부를 해야 하는 학교가 바로 그런 학교입니다. 나는 심지어 그런 학교는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여기는 편입니다. 왜냐하면 시간만 나면 독서를 하고 싶고, 시간만 나면 달리기나 씨름를 하고 싶은 아이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초·중·고등학교는 국민교육, 보통교육을 실시하는 학교이고, 만약 대학에 갈 아이라면 전문적인 교육을 받을 바탕을 마련하는 학교니까(일부 고등학교는 예외겠지요) 그런 특별한 교육활동들이라면 아이들 하나하나가 절대적으로 선택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여기는 것입니다. "저는 독서를 하고 싶어요!" "저는 태권도를 하고 싶어요!" "저는 과학실에 가고 싶어요!" …… 그런데도 불구하고 교장이 "안 돼! 무조건 국악을 해야 해!" 한다면 그게 범죄가 아닐까요?

  이런 생각을 하면, 실제로는 교장이 독단적인 결정을 하는 학교가 없지 않으니까, 대한민국은 중앙집권적 교육행정을 하는 나라인데도 실제로는 그 행정력이 갈피를 잡지 못하는 것 아닌가 의심스럽기도 합니다.

 

 

- oo 학교교육 메가트렌드-

 

교과서 내용 전달 중심 교육은, 오래 전부터 그 단점과 폐단이 지적되어 온 바와 같이 획일적, 제한적 특성을 지녔기 때문에 사고력, 창의력 등 고급의 학습능력 신장이 필수적인 세기를 맞이하여 그 효용성이 한계에 이르렀으나, 교육과정 중심 교육은 수준 향상의 한계를 설정할 수 없을 만큼 훌륭한 특성을 지니고 있다.

우리는 어제보다 수준 높은 오늘, 오늘보다 수준 높은 내일의 교육을 지향하며, 현재의 교육이 지속적으로 변화, 개선되는 교육과정 운영 체제를 확립하는 데 우리의 전문성과 노력을 집중해야 한다.

변화는 가능성을 보여주며 혁신을 낳는다.

 

 

□ 기본방향

 

교육과정 편성-운영-평가-피드백의 순환과정을 준수함으로써 ‘남양주양지교육과정’의 수준을 높인다.

- 우리의 모든 교육활동을 교육과정 편성-운영-평가-피드백의 과정으로 일원화한다.

◦ ○○초등학교 교육의 특색은 교과, 재량활동(1인1연구, 수준별 3품제 포함), 특별활동(방과후학교 포함) 운영 결과로써 종합적으로 드러나게 하고, 그것이 전통으로 자리잡게 한다.

 

◦ 이러한 방향은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실천한다.

 

* 교과, 재량․특별활동및연간 주요교육활동은 교육과정위원회(전체및학년 교사회의)를 통하여 기획․결정하고, 그 결과보고서를 상호 열람할 수 있게 한다.

- 보고서는 다음 교육활동의 기반이 되는 피드백(지식경영시스템)의 자료가 되게 한다.

- 보고서는 우리 학교 교사들이 언제, 어떤 활동이라도 계획할 수 있는 교육과정 편성․운영․평가의 매뉴얼이 되게 작성한다.

 

* 학생 중심 교육과정 편성-운영-평가-피드백이 이루어지게 한다.

- 기본학습능력, 사고력, 창의력 육성에서 우리 학교 전 어린이의 성공적 학습을 지향한다.

 

* 학교 홈페이지를 통하여 교육활동 주요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개․홍보함으로써 전 교사학부모들이 우리 학교 교육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한다.

- 교사, 학부모, 학생의 온라인 평가는, 우리의 기대와 희망을 담고 있으므로 이를 우리 학교 교육개선을 위한 기본자료의 하나로 삼는다.

 

* 우리의 패러다임은, ○○초등학교 교육활동은 어떤 것이라도 일정한 틀이 없으며, 의사결정 및 새로운 정보에 의해 항상 변화하는 것임을 강조한다.

 

□ 지원방향

◦ 교직원간의 정보․의사 전달 체제를 활성화하고, 창의력과 도전정신이 발휘되는 학교문화를 형성한다.

◦ 과도한 부담감을 느끼지 않고 교수-학습활동의 수준을 스스로 높여나가는 분위기를 조성한다.

◦ 투명하지 않은 조직․인사․예산 관리는 위험을 부른다는 것을 강조한다.

◦ 단기적 명성, 소수 학생의 의도적 육성 및 성공을 경계하고, 언제나 원칙과 기본과정을 지켜 모든 학생의 성장과 발전을 추구한다.

- 어느 학생에게나 ○○초등학교 교육의 모든 기회를 제공하고, 그 기회에서 두드러진 어린이를 칭찬한다.◦ 교육과정자료실, 회의실, 시청각실, 강당, 체육관, 음악실, 미술실, 가사실, 과학실, 방송실, 도서실, 영어교실, 컴퓨터실, 보건실 등 학습에 필요한 특별교실을 연차적으로 정비, 확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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