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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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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 항의하기(만화감상)

by 답설재 2010. 9. 17.

 

'학교에 항의하기'라는 제목을 붙였지만, 사실은 오랜만에 교육을 소재로 한 만화가 눈에 띄여 이것 좀 보시라고 그랬습니다(조선일보 게재 만화).

 

 

 

 

<보고 나서>

 

재미있게 보셨습니까?

나는 참 재미있었습니다. 우선 이 세상에 만화가들처럼 낭만적(?!)인 사람이 많으면 세상을 살아가는 일이 지금보다는 훨씬 수월할 것이라는 낭만적(?!)인 생각을 합니다.

 

만화의 주제는 어떻습니까? 자녀를 큰 아파트에 사는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에 입학시키기를 주저하는 학부모들도 있고, 작은 평수의 아파트에 사는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에 입학시키기를 주저하는 학부모들도 있다는 건 이미 소문 축에 들지도 않습니다.

 

나는 이 만화에서 저 아빠가 학교에 전화하는 모습이 참 재미있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바로 이 만화를 그린 사람이거나 그 친구가 아닐까, 그리고 그걸 재미있게 읽는 나 같은 좀 멍청한 사람이 아닐까 그런 생각도 해봤습니다.

무슨 일이나 난 것처럼 '벌떡!' 일어서는 태도는 말할 것도 없고, 하는 말들도 압권입니다.

"여보세요, 학교죠? 애들 교육이 이게 뭡니까?"

(그러다가) "평 대신 제곱미터를 쓴 지가 언젠데……"

잘 찾아보면 이것 말고도 재미있는 부분이 많은 만화입니다.

 

저 엄마도 상당한 사람이 분명합니다. "이게 다 배우는 과정보다 성적 결과만 따지고 겉만 보는 어른들 잘못이라고!"

그렇지 않습니까? 그걸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는데도 우리는 왜 이렇게 살아가는 걸까요?

 

"평 대신 제곱미터를 쓴 지가 언젠데……"

'엉뚱스러운' 저 말 때문에 생각나는 일이 있습니다.

소중한 자녀가 한 발짝도 걷지 않도록 자가용에 태워서 건물 출입구까지 데려오는 학부모들이 있어서 교문에서 단속을 하게 했습니다. 언제 그런 일이 일어나느냐 하면 입학식을 한 3월입니다. 난생 처음 자녀를 입학시켜보면 무슨 큰 벼슬을 한 것 같은 느낌일 건 당연합니다. 그야말로 그보다 중요한 일은 세상에 없으니까 '그야말로' 눈에 뵈는 게 그것밖에 없을 건 당연합니다(이런 표현 미안합니다).

 

그렇게 유세 당당한 자동차의 출입을 교문에서 봉쇄하니까 노발대발 당장 교장을 찾을 수밖에요.

"아, 그럼 좀 물어봅시다! 선생들은 왜 자동차를 몰고 학교로 꾸역꾸역 들어갑니까!"

 

"…… 음, 그건,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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