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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아, 독도!

안동립이 그린 독도 Ⅳ-독도의 지명 연구-

by 답설재 2010. 8. 24.

지난 주 수요일의 한 신문 칼럼에서 '다케시마(일본인들이 독도를 부르는 이름)' 이야기를 발견했습니다. 그 부분만 옮겨 보겠습니다.1

 

전국 여행을 결심한 것은 일본 부임 8개월 뒤인 2006년 2월 시네마(島根)란 곳에서였다. 시네마현이 제정한 '다케시마(독도)의 날' 1주년 행사를 취재하기 위해 방문했을 때다. 일본의 시골이었다. "시골 사람들이 무슨 영토 불평이야…" 이런 기분이 앞섰다. 작은 시골의 퍼포먼스를 취재하러 온 기자 자신도 솔직히 한심했다. 하지만 기사만큼은 세게 보낸 듯하다. 한국의 독도 영유권이 당장 위기에 빠진 것처럼…

 

그는 그 글을 이렇게 끝냈습니다.

 

과거에 대한 분노를 거두면 수많은 장점이 부각되는 나라가 일본이다. 일본의 장점을 배울수록 우리가 강해졌다면 그걸로 된 것이다. 섬나라 일본은 비뚤어진 역사관을 가져도 존립할 수 있지만, 문명과 세력이 교차하는 반도(半島) 한국은 과거에 집착하고 이웃과 반목할수록 국가의 기반이 허물어진다. 100년 전에도 그랬고, 100년 후에도 그럴 것이다.

 

그러나 명심할 것이 있습니다. 일본의 그 비뚤어진 역사관이 강국으로서의 일본의 역사관이라면 우리는 철저히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당연한 관점이 되어야 합니다.

한 가지 덧붙일 것은 그 글을 쓴 기자가 겸손을 표시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다케시마의 날' 행사 취재 기사는 결코 센 것이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나는 실제로 그 기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 그런 기사는 우리나라 신문에 꼭 실려야 합니다. 한 시골 마을의 퍼포먼스라니요. 일본 정부는 언젠가 필요한 날, 우리에게 그 행사 기록을 유효하게 내보일 준비를 한 것입니다.

 

일본은 기록 면에서도  대단한 나라입니다. 나는 1969년에 초등학교 교사로 발령 받아 당시 교장으로부터 처음으로 들은 말을 기억합니다. "일본인들은 기록 하나는 참 대단한 나라지요. 이 학교연혁지 좀 보세요."

기록해 둔 것은 역사(歷史)가 됩니다. 그것은 개인·가정·학교·회사·기관·단체·국가 등 어느 경우에나 마찬가지입니다. 기록된 것은 모두 역사가 된다는 사실이 중요합니다. 우리는 그것을 잘 인식하고 실천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도록 가르치고 배워야 합니다.

 

안동립 선생의 독도 지명 연구 결과입니다.

 

 

 

 

 

 

나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의 지명이 막무가내로 정해지는 것이 아니어서 무슨 '지명위원회(地名委員會)' 같은 것이 가동되고 있다면 하루 빨리 이 지명을 검토하고 공식화하는 절차가 필요할 것입니다.

이런 일을 하고 이런 글을 썼다고 정부 담당자가 짜증을 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아니, '지명위원회'(?)를 열 것도 없이 안동립 선생이 연구한 이 지명들이 다 공식화되어 있다면 이런 걱정은 필요 없는 일일 것입니다. 그렇게 되어 있다면 좋겠습니다.

 

안동립 선생을 취재한 기사가 실렸다는 월간 『산』 8월호 기사 「독도는 102개의 바위섬으로 이뤄져 있다」에는 이런 내용이 들어 있답니다.

 

안 대표는 독도 구석구석에 지명을 다시 정리하고 새로 다는 작업도 했다. …(중략)… 조개의 한 종류인 ‘보찰’을 많이 잡았다는 ‘보찰바위’, 기준이 되는 바위라는 뜻의 ‘춧’자가 붙은 ‘춧발바위’가 이름을 되찾았다. 없는 지명은 직접 짓기도 했다. 안 대표가 직접 지은 ‘첫섬’은 우리나라 제일 오른쪽에 있는 섬이라는 뜻을 담았다.

그렇다면 얼른 잘 알아보는 것이 더 중요하고, 잘 한 사람을 칭찬하고 표창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일일이 찾아보거나 몇 군데 흥미로운 지명을 찾아보실 분들을 위해 아래에 확대도를 마련했습니다. 그래도 다 잘 보이진 않습니다. 양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오는 29일은 일본이 우리나라를 강제로 병합한지 100년이 되는 날입니다. 물론 우리는 35년만에 광복을 맞이했습니다.

일본은 그런 힘을 어떻게 길러 우리에게 망국을 강요할 수 있었을까요.

 

 

<덧붙임> 그가 상 받았다는 얘기는 못 들었지만, '지명위원회'(그런 기구가 있답니다)에서는 이 지도 지명대로 이미 공식화했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우리나라는 모든 면이 다 그렇다고 볼 수는 없겠지만 대단한 나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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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선우정, '일본 열도 10만㎞(조선일보, 2010.8.18, A34면, 특파원 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