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답다'고 하려면 상하(上下)·내외(內外)·대소(大小)·원근(遠近) 등의 모든 사람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아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아름답다고 말할 수 있다."
초나라 영왕(靈王)이 장화대(章華臺)를 완성하고 그 웅장한 아름다움에 도취하자 오거(伍擧)가 그렇게 주장했다고 합니다(리빙하이(李炳海) 『동아시아 미학』 136).
독재(獨裁)는 박물관 유물이 된 것 같은 느낌을 줄 때가 있지만, 오히려 지금 더 심하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이와 같은 글을 읽을 때입니다. 오거가 저 말을 하고 목숨을 잃었다는 얘기가 없는 걸 보면 영왕은 오거의 말을 경청했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독재는 대통령·수상이나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誤算)'일 것입니다. '정치(政治)'는 우리 생활 전체에서 언제나 이루어지고 있고, 나 같으면 학교와 행정기관에서 그 독재를 자주 저질렀을 것을 생각하면 부끄럽기 짝이 없습니다. 어쩌면 아직 준비도 되지 않은 사람들에게 자율적으로 하라, 민주적으로 하라고 독려한 것도 독재에 지나지 않았을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도처에서 '아름다움'을 볼 수 있습니다. 여름, 저 하늘은 어떻습니까. 자연과 사람들의 행색이 모두들 무척 아름다운데도 위와 같은 상념에 젖어 또다른 아름다움을 찾고 있었습니다. 건널목을 건너려는, 폐품 실은 저 수레입니다. 그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차라리 오늘 내가 저 사람이라면……' 그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이걸 더 일찍 발견했다면 얼마나 좋았겠습니까. 나는 그걸 이론으로만 살고 있었습니다. 반성하며 살 것입니다. 오거(伍車)는 왜 이제 왔는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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