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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내가 만난 세상

이 얼굴 Ⅶ (김정우)

by 답설재 2010. 7. 9.

 

 

 

 

 

이 얼굴 Ⅶ (김정우)

 

 

 

 

 

  개그에서 나온 말인가요?

  그 왜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라는 말.

  이 사회 흐름에서 파생되는 어쩔 수 없는 부조리 같은 것, 부작용, 폐단, 어두운 면, 그런 것을 요약하여 지적하는 말 중의 한 가지가 아닌가 싶은 그 말.

 

  이 얼굴을 보면 그것도 아니지 않은가 싶습니다.

  우리 선수들과 '붉은악마'들이 남아공 월드컵 16강을 달성한 지난 6월 26일, 신문 스포츠란 저 아래에서 그에 관한 기사를 봤습니다. 기사 제목은 「'주목받지 못한 MVP' 김정우」였고,1 그가 한 이런 말이 들어 있었습니다. 그 흔한 사진 한 장도 없는 기사였습니다.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게 있다면 다른 선수들이 잘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개인적인 욕심은 별로 없다."

 

  그 말이 신선하고 고마웠습니다. 포지션이 수비형 미드필더이기 때문에 당연한 것 아니냐, 그게 뭐 그리 대한한 말이냐 하면 어쩔 수 없지만…….

 

  어제 신문에서 또 그에 관한 기사를 봤습니다.2 「"별명 '뼈정우' 이제 듣기 좋아요"」 부제가 그렇게 붙은 그 기사를 '이번에는 무슨 신기한 말을 했나' 궁금해하는 마음으로 읽었습니다.

 

  "다른 건 몰라도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것은 내 전공"

  "당연히 골문 쪽으로 나가 골을 넣고 싶었다. 하지만 내가 할 역할이 있었다."

  "후방에서 상대 공을 뺏어 앞으로 패스할 때 희열을 느낀다."

 

  우리 사회에 자신의 책무성에 대해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이 넘쳐났으면 좋겠습니다.

  자꾸 딴 생각을 하는 사람,

  주제넘은 일을 하는 사람,

  자신이 아니면 아무것도 되지 않는다는 사람,

  내가 최고라는 그런 사람,

  ……

  그런 사람들로 넘쳐나는 대한민국에,

  김정우 같은 사람이 많아지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건 교육이 할 일일 것입니다.

                                                    

  '수비형 미드필더로는 1등인 김정우가 뜨는구나!'

  만약 그렇게 보면 그럴 수도 있습니까? 그러면 또 누굴 찾아나서야 할까요?

 

 

 

  1. 조선일보, 2010년 6월 26일, A22면. [본문으로]
  2. 조선일보, 2010년 7월 8일, '한국축구 16강 숨은 공신 김정우'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