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윤여정이 칸 영화제의 레드 카펫을 밟은 소감이 인상 깊었습니다. 능청스러운 것도 아니고 그렇디고 내숭스럽다고 해도 그렇고 뭐라고 해야 좋을지 모르겠지만 고급스럽고 참했습니다.
"늙는다는 건 굉장히 불쾌한 일이에요. '아름답게 늙는다'는 건 개수작이라고요. '원수를 사랑하라'는 말하고 똑같아. 안 되는 일이거든요."
"배우가 마흔, 쉰 넘어갈 때 제일 힘들어요. 주연에서 조연으로 내려가니까 비참하고 힘들어요. 그걸 잘 견뎌내면 철학자가 되고 '난 주인공이야' 하고 버티면 딴따라가 되는 거예요. 인생도 페이드 아웃(fade out) 하잖아요. 이 나이에 '(전)도연이보다 잘할 수 있는데' 하면 흉하잖아. 노욕(老慾)이잖아."
"85년에 (미국에서) 돌아와 보니 제가 떠날 때 노바디(nobody)였던 후배가 유명해져서 저한테 연기를 가르치더라고요. '아더메치'가 아니라 혀를 깨물고 죽고 싶더라고요."
그녀는 이 인터뷰에서 할 말을 잘 준비했을 것입니다. 이처럼 준비하며 살아갈 수 있는 60대가 신기합니다. 화려합니다.
다시 한 주가 시작되었습니다. 힘이 드는 나날입니다. 정기적으로 어떻게 한다는 건 좋기도 하고 난처하기도 합니다. 하필이면 나와 달리 잘 나가는 한 배우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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