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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책 보기의 즐거움

리처드 도킨스 『만들어진 신THE GOD DELUSION』(上)

by 답설재 2010. 4. 21.

어느 신문 World Topics에「도킨스 "교황 영국 오면 기소"」라는 기사가 실렸습니다. '토픽'은 원래 그런 기사들 아닙니까? 그러니 너무 흥분하거나 심각해할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하여간 다음과 같습니다.

 

'이기적인 유전자' '만들어진 신(神)' 등의 저자로 유명한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Dawkins) 영국 옥스퍼드대 석좌교수가 "교황이 영국을 방문하면 체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도킨스 교수는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인류에 대한 범죄' 혐의로 즉시 기소돼야 한다"며 "1998년 칠레의 독재자 아우구스토 피노체트(Pinochet)에게 적용한 것과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고 영국의 더타임스 일요판이 11일 보도했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1996년 추기경으로 봉직할 당시 미국에서 일어난 사제의 아동 성추행 사건을 감추려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최근 공개된 교황청 내부 문건에 따르면, 베네딕토 16세 등 당시 교황청 고위인사들은 교회 보호를 위해 성추행 사제를 징계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교황청은 록밴드 '비틀스'에게 화해의 손길을 내밀었다. 교황청 기관지 '로세르바토레로마노'는 "해체 후 40년이 지났지만 비틀스는 여전히 경이로운 만큼 독창적이며 사람들에게 위안을 주고 있다"고 했다. 영국의 텔레그래프는 "비틀스의 신성모독을 40여년 만에 완전히 사면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비틀스의 멤버 존 레넌(Lennon)은 1966년 "비틀스는 예수보다 유명하다"라고 말해 교황청의 분노를 산 바 있다. 이인묵 기자 redsox@chosun.com

교황을 체포해야 한다고 주장한 그 리처드 도킨스의 저서『만들어진 신』을 소개합니다. 내용에 대해 이야기하기가 난처해서 논평을 하지 않고 몇 부분만 옮깁니다. 608페이지나 되는 두꺼운 책입니다. 우선 3분의 1 정도에서만 밑줄친 부분을 옮깁니다. 두꺼운 글씨는 제 마음대로 그렇게 메모한 부분입니다.

 

언제 그 리처드 도킨스를 비난하는『도킨스의 망상』같은 책도 옮기겠습니다.

 

 

 

리처드 도킨스『만들어진 신THE GOD DELUSION』

이한음 옮김, 김영사, 2007

 

 

 

 

 

 

 

망상(delusion)이라는 단어는, …(중략)… 《펭귄 영어사전》에 따르면 망상은 잘못된 믿음이나 인상이라고 한다. 놀랍게도 사전은 필립 존슨에게서 인용한 문장을 예문으로 사용한다. “다윈주의는 자신보다 고등한 권능자가 자신의 운명을 지배한다는 망상으로부터 인류를 해방시킨다.”(13) …(중략)… “누군가 망상에 시달리면 정신 이상이라고 한다. 다수가 망상에 시달리면 종교라고 한다.”(《선과 오토바이 관리 기술》의 저자 로버트 피시그의 견해, 14)

 

<메모> 不可知論(agnosticism) 초경험적인 것의 존재나 본질은 인식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인식론. 인간은 신을 인식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인식론. T.H.헉슬리. ↔ 실증주의 접근법

 

‘기도하다’라는 동사에 대한 앰브로즈 비어스(Ambrose Bierce)의 재치 만점의 정의를 떠올려보자. “지극히 부당하게 한 명의 청원자를 위해서 우주의 법칙들을 무효화하라고 요구하는 것.”(97)

 

벤슨의 연구진은 병원 여섯 곳에서 1802명의 환자를 조사했다. 모두 심장동맥우회술을 받은 사람들이었다. 환자들은 세 집단으로 나뉘었다.(101) …(중략)… 자신이 기도의 혜택을 받았다는 것을 안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더 심한 합병증에 시달렸다.(102)

스윈번이 ≪신의 존재≫(2004) 264페이지에서 히로시마에 대해 흡사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 말은 그의 신학의 특징을 드러내는 것이다.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폭탄으로 불탄 사람이 한 명 적었다고 가정하자. 그러면 용기와 동정신을 발휘할 기회가 그만큼 줄어들었을 것이다.”(104)

 

가장 유명한 오역은 <아사야서>에서 젊은 여성을 가리키는 헤브루어(almah)를 처녀라는 뜻의 그리스어(parthenos)로 번역한 것이다. 번역자가 쉽게 저지를 수 있는 실수(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알고 싶다면 영어의 ‘maid'와 ’maiden'을 생각해보라) 때문에 예수의 어머니가 처녀라는 터무니없는 전설을 낳는다! 역사를 통틀어 오역의 최고봉을 두고 그것과 다툴 만한 유일한 경쟁자도 처녀와 관련이 있는 것이다. 이븐 와라크는 이슬람 순교자에게 72명의 처녀를 제공한다는 유명한 약속에 나오는 ‘처녀’는 ‘수정처럼 맑고 흰 건포도’라는 말의 오역이라고 주장했다. 그 사실이 더 널리 알려지기만 했더라면, 많은 순진무구한 사람들이 자살 테러에 나서는 것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Ibn Warraq, 'Virgins? What Virgins?', Free Inquiry 26:1, 2006, 45~6)(153)

 

덴 브라운(Dan Brown)의 소설《다빈치 코드(The Da Vinci Code)》와 그것을 원작으로 한 영화는 기독교계에 엄청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기독교인들은 영화 상영에 반대하고 상영관 앞에서 시위를 벌인다. 그 작품은 사실 처음부터 끝까지 허구다. 즉 창작된 소설이다. 그 점에서 그것은 복음서들과 똑같다. 《다빈치 코드》와 복음서들의 유일한 차이점은 복음서들이 오래된 소설인 반면, 《다빈치 코드》는 현대 소설이라는 것뿐이다.(154)

 

지적으로 유명한 인물들 중 대다수는 기독교를 불신하지만, 그들은 대중에게 그 사실을 숨긴다. 혹시 수입원을 잃지 않을까 두렵기 때문이다. -버트런트 러셀 (155)

 

클레어 대학에서 왓슨을 인터뷰할 때, 나는 그나 크릭과는 달리 일부 사람들은 과학이 사물이 어떻게 작동하는가를 다루고 종교가 그것이 무엇을 위한 것인가를 다루기 때문에 과학과 종교 사이에 아무런 갈등도 없다고 본다는 말을 일부러 했다. 그러자 왓슨은 이렇게 대꾸했다. “저는 우리가 무언가를 위해 존재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단지 진화의 산물일 뿐입니다. 그러면 누군가가 이렇게 말할 수도 있겠지요. ‘저런 목적이 없다고 생각하다니 당신의 인생은 참 황량하겠소.’ 하지만 나는 맛있는 점심을 먹을 기대감에 차 있습니다.” 그의 말대로 우리는 함께 맛있는 점심을 먹었다.(158~159)

 

나는 ‘노벨상을 받은 과학계의 교인들’의 목록을 실은 웹사이트를 딱 하나 찾아냈는데, 거기에는 수백 명이나 되는 과학 분야의 노벨상 수상자들 중 단 여섯 명이 열거되어 있었다.(159)

 

흥미로운 사실 중 하나는 신앙심이 교육과 부정적인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이다(교육 수준이 높은 사람일수록 종교인이 될 가능성이 적다). 또 신앙심은 과학에 대한 관심과 부정적인 관계에 있으며 정치적 자유주의와도 마찬가지였다(강하게).(162)

 

한 가지 주제에 관해 발표된 연구 논문들을 모두 조사하여 이런 결론을 내린 논문의 수가 얼마나 되고 저런 결론을 내린 논문의 수가 얼마나 되는지 파악하는 메타 분석(meta analysis)이라는 기법이 있다. 종교와 IQ라는 주제로 메타 분석을 한 연구는 내가 알기로는 하나밖에 없다. 2002년 <멘사 매거진(Mensa Magazine)>(멘사는 IQ가 높은 사람들의 모임으로 그 회지에 그들을 하나로 묶는 기사가 실려도 별로 놀랄 일은 아니다)에 폴 벨(Paul Bell)이 발표한 것이다. 벨은 이렇게 결론지었다. “1927년 이래로 신앙과 지능 또는 교육 수준의 관계를 다룬 연구 논문 43편 중 4편을 제외한 모든 논문이 그들 사이에 역의 상관관계가 있음을 보여주었다. 즉 지능이나 교육 수준이 높을수록, 종교적이거나 어떤 ‘신앙’을 지닐 가능성이 적다.” …(중략)… 기존 연구들로부터 이끌어낸 합당한 결론은 종교 변증론자들이 존경받는 역할 모델을 이야기할 때 적어도 과학자에 관해서는 습관적으로 하는 말을 자제하고 잠자코 있는 편이 더 현명하다는 것이다.(163)

 

위대한 프랑스 수학자 볼레즈 파스칼(Blaise Pascal)은 신이 존재할 확률이 아무리 낮다고 해도, 잘못 추정했을 때 닥칠 대가가 훨씬 더 크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신을 믿는 편이 더 낫다는 것이었다. …(중략)… 파스칼의 내기는 신을 믿는 척하는 것에 관한 논증이 될 수 있을 뿐이다.(164)

 

버트란트 러셀은 자신이 죽어서 신 앞에 섰을 때 신이 왜 자신을 믿지 않았느냐고 물으면 뭐라고 답할 것이냐는 질문을 받자 이렇게 (나는 여기서 ‘불멸의’이라는 말을 덧붙일 뻔했다) 대답했다. “신이여, 증거가 불충분했습니다. 증거가요.” 신은 비겁하게 내기로 양다리를 걸친 파스칼보다 용기 있는 회의주의를 내세운 러셀(그가 제1차 세계대전 때 용기 있게 평화주의를 주장했다가 투옥된 것은 제쳐두더라도)을 훨씬 더 존중하지 않을까?(165)

 

오스트레일리아와 뉴질랜드에서 남극이 위를 향한 세계 지도를 살 수 있다는 사실이 그냥 흥미로운 수준을 넘어서 더 의미 있게 다가온다. 북반구 교실의 벽에 붙여놓으면 그 지도는 대단히 훌륭한 각성제가 된다. 매일 아이들은 ‘북’이 원래 ‘위쪽’이 아닌, 임의로 설정된 ‘위쪽’임을 되새길 것이다. 그 지도는 그들의 의식을 일깨우는 한편으로 흥미를 북돋을 것이다. 아이들은 집으로 가서 부모에게 이야기를 할 것이다. 아이들에게 부모를 놀라게 할 만한 것을 가르치는 것이 교사가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 아닐까.(178)

 

설계자를 설계한 것은 대체 누구란 말인가. 우연과 설계는 둘 다 통계적 비개연성의 해답이 아니다. 하나는 그 문제 자체이고 다른 하나는 그것으로 회귀하기 때문이다. 진정한 해답은 자연선택이다.(188)

 

<메모> 自然選擇 natural selection 어떤 생물에 생긴 유전적 變異個體 중 생존에 유리한 것이 살아남는 일. 다윈. 자연도태. 자연선택설 : 다윈이 자연선택을 생물진화의 주된 요인으로 주장. 자연도태설.

 

“무수하게 연속된, 미미한 변형을 거쳐 형성되었을 가능성이 없는 복잡한 기관을 보여줄 수만 있다면 내 이론은 완전히 붕괴될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런 사례를 전혀 찾을 수 없다.” 다윈은 그런 사례를 전혀 찾을 수 없었고, 다윈 이후로 불굴의 의지로 사실상 필사적인 노력을 거듭했어도 어느 누구도 그런 사례를 찾아내지 못했다.(194)

 

일반적으로 말해 종교가 미치는 진정으로 나쁜 효과 중 하나는 “몰이해에 만족하는 것이 미덕”이로고 가르친다는 점이다.(196)

지적 설계론 즉, ID는 어떤 곤경에서도 빠져나올 수 있는 만능 카드, 진화에 요구되는 엄격한 조건들을 면제받을 수 있는 매혹적인 카드다.(196)

 

성 아우구스티누스(St. Augustinus)는 노골적으로 말했다. “더욱 위험이 큰 또 하나의 유혹이 있다. 바로 호기심이라는 병이다. 자연의 비밀들, 우리의 이해 범위를 넘어서며 우리에게 아무 소용도 없고 어느 누구도 알고 싶어 하지 않을 비밀들을 탐구하여 규명하라고 우리를 충동질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206)

 

스윈번에 따르면, 그는 심지어 우리가 암에 걸렸을 때 우리를 구하기 위해 기적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결정도 내려야 한다. “암이 낫도록 해달라는 기도에 신이 응답한다면 암은 더 이상 인류가 해결해야 할 문제가 아닐 것”이기 때문에 신은 결코 응답해서는 안 될 것이다. 신이 응답한다면, 우리에게 무슨 할 일이 있겠는가.(232)

 

강요하면 현대의 많은 교양 있는 기독교인들은 너무나 독실하기에 처녀 출산과 부활을 부인하지 못한다. 그러나 그것은 그들을 당혹스럽게 한다. 그들의 합리적인 정신은 그것이 불합리하다는 것을 알기에, 차라리 질문을 받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나와 같은 사람이 그 질문을 집요하게 하면, 19세기적이라고 비난받는 쪽은 나다. 생각해보면 정말 우스꽝스럽지 않은가.(244)

 

…. 2. 설계처럼 보이는 것을 실제 설계로 보고 싶다는 유혹을 자연스럽게 느끼게 된다. 시계 같은 인공물의 경우, 지적인 공학자가 설계자였다. 같은 논리를 눈이나 날개나 거미나 사람에게 적용하고 싶은 유혹을 느낀다. …. 4. 지금까지 발견된 것 중 가장 독창적이고 강력한 기중기는 자연선택을 통한 다윈의 진화다. 다윈과 그 후계자들은 경이로운 통계적 비개연성과, 설계된 듯한 모습을 한 생물들이 어떻게 단순한 것에서 시작하여 서서히 점진적으로 진화했는지 보여주었다. 현재 우리는 생물에게서 나타나는 설계라는 환각이 그저 환각일 뿐이라고 말할 수 있다.(2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