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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그림과 사진

내가 사랑하는 아이들 6 (얘들 눈길 좀 보세요)

by 답설재 2009. 7. 6.

 

 

<메모>

지난해 가을 도서바자회 때의 사진입니다. 가까이 가지 마시고, 멀리서 조용히 아이들 눈이나 좀 보세요.

우리 국민의 독서량이 형편없더라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한해에 한 권도 읽지 않는 사람이 열에 셋이라고 한탄했습니다.

한 권도 읽지 않는 그런 사람은 왜 그렇게 살까요. 아무 이유도 없이, 다른 건 다 좋은데, 단지 책만은 읽지 않는 것일까요? 그렇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들은 그야말로 '피와 땀'만으로 살아가므로 '책을 편다', '책을 산다'는 것이 '사치스런' 일인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무슨 자격으로 그들을 원망하고, 한탄합니까. 다만 남을 가르치는 일을 맡은 사람으로서 책을 읽지 않는다는 것은 일종의 '범죄'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우리는 한 해에 두 번의 도서바자회를 엽니다. 그 행사는 2~3일에 걸치는 독서축제 프로그램의 한가지입니다. 저 눈길, 저 기대를 떠올리면 서울에 나가기도 어려운 이 마을, 이 학교에서 도서바자회를 연다는 것은 아이들에게 무슨 선물같은 일인지도 모릅니다.

이렇게 하다보면 저 아이들은 나중에 독서량을 자랑하는 일본인, 미국인들을 추월하게 되겠지요. 왜 어렵게, 사치하지 않고 눈물겹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원망하고 한탄합니까. 그렇게 원망하고 한탄하는 사람들은, '피와 땀'만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하는 일도 하면서 지낸답니까.

그러므로, 다만, 우리는 저 아이들의 눈망울을 들여다보며 우리의 미래를 이야기해야 합니다. 그것이 교육이고 희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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