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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책 보기의 즐거움

콜린 맥컬로우 『가시나무새』

by 답설재 2009. 7. 4.

 

 

 

콜린 맥컬로우 『가시나무새』

 李曉星 譯, 을지문화사, 1984 

 

 

 

 

사랑으로 맺어졌거나 운명으로 결합되었거나 ‘가족’이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은, 혹은 누군가를 ‘사랑’하는 사람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를 이야기한다. 가령, ‘가족’으로 함께 살아간다 해도 사랑과 관심이 없으면 마음은 얼마나 황량해지는가. ‘가장 소중한 것은 사랑’이라는 것을 이야기하고, 50년에 걸친 이야기 끝에서 마침내 밝힌다는 듯 또 그것을 강조한다. ‘사랑’이란 그러하므로, 사랑하며 살아가는 삶은 ‘사랑’을 간직한 누구에게나 다시는 되풀이하고 싶지 않을 만큼 얼마나 고달픈가를 보여주면서(제1부~제6부) 그럼에도 그들의 딸은 희망을 설명하려는 듯 또 누군가 사랑하는 사람을 찾는다(제7부 저스틴의 결혼).

 

박찬욱 감독이나 콜린 맥컬로우나 어처구니없다고 하겠지만, 영화 『박쥐』가 제62회 칸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수상했다는 기사를 보고 이 책이 생각났다. 신부는 백신 개발 실험에 자원했다가 죽음에 이르러 수상한 수혈로 부활해보니 흡혈인간이 되었고, 친구의 아내를 만나 격렬한 육욕에 탐닉한다는 영화라는데, 남자배우의 노출 연기와 여자배우의 매력적인 ‘팜므 파탈’ 역으로 자극적인 헤드라인이 달리는 걸 봤지만, 영화 포스터 한장 구경할 수 없는 동네에 살고 있기 때문에 그 영화가 지금 한창 상영 중인지 흥행에는 ‘재빨리’ 실패하고 말았는지 잘 모른다. 영화의 모티브는 프랑스 고등학생들이 ‘바칼로레아’ 준비로 많이 읽는 작가로 알려진 에밀 졸라의 소설 『테레즈 라캥』에서 왔다는데 ‘어처구니없는’ 나는 『가시나무새』를 연상한 것이다.

 

다시 읽으며, 이 책을 처음 봤던 1984년에는 도대체 무엇을 읽었는지 그 이미지만 남아 있어서 구체적인 것은 처음 읽는 소설처럼 도무지 생각나지 않았고, 언젠가 또 다시 읽는다면 그때는 어떤 느낌일지 이미 궁금해져 있기도 했다. 한심한 점도 있다. 몇 권 되지 않는 읽은 책도 이런데 책은 자꾸 나오고 세월은 쏜살같다.

 

청소년축구대표팀 감독 홍명보는 언젠가 문화일보 특별기획 「Readers are Leaders」에서 “운동과 독서를 겸비한 리베로가 되어야 한다”면서 이 책을 소개했다. 그 제목은 ‘죽음의 고통과 맞바꾼 아름다운 노래’였다. 그가 이 책을 소개하게 된 이유는 소개되지 않았다. ‘가시나무새’와 저자 콜린 맥컬로에 대한 내용뿐이었다. 재미있는 책을 읽으려면 이런 책을 읽으라는 뜻이었을까. 1984년판에는 가시나무새와 줄거리가 이렇게 소개되어 있다.

 

일생에 단 한 번 우는 전설의 새가 있다. 이 세상의 어떤 소리보다도 그 울음소리는 아름다운 것이다. 보금자리인 둥지를 떠나는 바로 그 순간부터 그 새는 가시나무를 찾아 헤맨다. 그러다가 가장 길고 날카로운 가시를 찾아 스스로 자신의 몸을 찔리게 한다. 죽어가는 새는 그 고통을 초월하면서 종달새나 나이팅게일조차도 따를 수 없는 아름다운 노래를 부른다. 이 최상의 노래와 목숨을 맞바꾸는 것이다. 이제 온 세상은 침묵하며 귀를 기울이고 하늘나라의 신까지도 미소를 짓는다. 가장 위대한 것은 훌륭한 고통을 치러야만 얻을 수 있기 때문에.

 

『가시나무새』는 <클레어리>라는 한 아일랜드 가계의 3대에 걸친 로맨틱하고 건전한 장편소설이다. 이야기는 1915년 패디 클레어리가 그의 아내 휘오나와 일곱 아이들을 데리고 뉴질랜드로부터 전제군주 같은 그의 누나가 소유하고 있는 광활한 오스트레일리아 목장 드로게다로 이주해 오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그 후 반세기가 지난 1967년까지의 이 이야기는 유명한 여배우 저스틴 오닐의 삶과 사랑에 조명이 비쳐지는데, 그녀가 마침내 지구 반대편에서의 절충된 삶을 살게 되고 더 이상 드로게다가 그녀를 속박하지 않게 됨으로써 끝을 맺는다.

 

이 매혹적인 이야기의 중심 인물은 아무래도 불굴의 의지를 지닌 저스틴의 어머니이자 클레어리 집안의 외동딸인 매기와 그녀가 진심으로 사랑하는 랠프 드 브리카싸르트이다. 매기는 놀라우리만큼 미남이고 야심에 찬 성직자 랠프와의 사랑을 성취시키려고 한다. 랠프 드 브리카싸르트의 인생 행로는 그를 오스트레일리아의 오지 교구로부터 바티칸으로 가게 한다. 그러나 매기는 비참한 결혼에도 불구하고 자기의 뼈를 묻을 드로게다를 떠나지 않는다. 이 두 사람의 사랑에는 한계가 분명한데도 그들의 삶을 갈라놓은 그 거리는 그들의 감정을 조금도 버리게 하지 못한다. 속세와 구별된 성직자의 교화 능력과 한 여인의 사랑의 열로는 윤리적인 면을 떠나 있다.

 

…(중략)… 클레어리 집안의 삶의 배경은 땅이다. 땅은 냉혹하고 무자비한 요구를 하기도 하며 황홀하도록 찬란한 꿈을 피우기도 한다. 가뭄과 홍수의 소용돌이 속에 희생되기도 하며 자비로운 자연과 함께 풍요로워지기도 한다.

 

콜린 맥켈로우는 놀랍도록 눈부신 오스트레일리아의 경관을 보여주며 여자들보다는 땅에 온 정력을 쏟는 오스트레일리아 남성의 모습도 잘 묘사하고 있다. 이 소설 중의 클레어리 집안의 사랑과 삶은 적어도 우리 자신과 결코 분리될 수 없는 우리 모두의 실상이다.

 

 

  <성직자 랠프>

 

「내가 여태껏 본 사람들 가운데서 당신이 가장 아름다운 남자에요. 랠프 드 브리카싸르트 신부님. 신부님이 그토록 아름다운 까닭은 무엇일까요? 아일랜드 기질? 아일랜드 사람은 잘 생긴 편이죠. 내가 장담하는데 처녀들은 당신 때문에 속깨나 태웠겠어요.」그녀가 웃으며 말했다.

 「난 오래 전부터 상사병에 걸린 소녀를 거들떠보지 않기로 습관을 들였어요. 쉰 살 미만 신부는 그들 가운데 몇 사람의 표적이고, 서른다섯 미만의 신부는 보통 그들 모두의 단점이죠. 하지만 겉으로 드러내고 나를 유혹하는 건 프로테스탄트 여자들뿐입니다.」

 「당신은 내 질문에 솔직하게 대답하는 법이 없어요.」그녀가 허리를 펴면서 손바닥을 그의 가슴에 대고 가만히 있었다.「당신은 향락주의자예요. 랠프, 당신은 대낮에도 거짓말을 하고, 당신은 속살도 갈색인가요?」(77)

 

「만일 내가 더 젊었다면 난 다른 방법으로 당신을 잡았을 거예요. 내가 얼마나 내 인생에서 30년을 잘라버리고 싶어 했는지를 당신은 전혀 몰라요. 만일 악마가 나를 찾아와서 다시 젊어질 기회를 주겠다며 내 영혼을 내놓으라고 한다면 난 당장 그것을 팔아버리고 그 거래에 대해 바보처럼 후회를 하지 않을 거예요. 하지만 악마는 없어요. 정말 하느님이나 악마를 믿을 수가 없죠. 당신은요?」

나도 못 봤어요. 하지만 믿음은 존재의 증명에 바탕을 두지는 않아요. 메어리, 그것은 신앙에 바탕을 두고 신앙은 교회의 주춧돌이죠. 신앙이 없으면 아무것도 없어요.」

「무척 덧없는 철학이군요.」

「그럴지도 모르죠. 내 생각에는 신앙이란 남자나 여자의 속에서 생겨납니다. 내 경우에는 그건 계속되는 투쟁이라는 걸 인정하지만 그래도 절대로 포기하지는 않겠어요.」

「난 당신을 파멸시키고 싶어요.」

불빛에 회색으로 변한 그의 푸른 눈이 웃었다.(127)

 

1천3백만 파운드라, 그것은 정말로 매기가 오기 전에 그가 낚으려고 애쓰던 것이었다. 그리고 그녀가 나타남과 더불어 그는 매기가 상속받은 재산을 냉혹하게 속여 빼앗으려는 그런 싸움을 계속할 수가 없었기 때문에 포기했었다. 하지만 그 늙은 거미(메어리)의 재산이 얼마인지를 알았다면 어땠을까? 그는 그 재산이 실제보다 10분의 1도 안 되는 줄 알았다. 1천3백만 파운드!(137)

      

<랠프와 매기의 사랑>

 

  랠프 신부는 저녁식사를 하는 동안이나 그 이후에도 매기에게 직접 얘기를 하지 않았으며 저녁 내내 애를 써서 그녀를 못 본체했다. 마음이 상한 그녀는 응접실에서 틈만 나면 그를 찾으려고 했다. 그는 그것을 의식하고 매기의 의자 옆에 서서 만일 그가 다른 사람들에게보다 그녀에게 더 많은 관심을 나타낸다면 그것은 그녀의(또는 그의) 평판에 좋지 못한 영향을 끼치리라는 설명을 해주고 싶어서 가슴을 조였다. 매기와 마찬가지로 그도 춤을 추지 않았고, 매기와 마찬가지로 그도 많은 시선을 받았는데, 그들은 그 방 안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임에 틀림없었다.(125)

 

  그녀는 그에게 목덜미를 내주었고 반짝이는 어깨를 드러냈는데 숨을 몰아쉬며 걷잡을 수 없이 더 깊이 가라앉는 몰입과 같았다. 그는 흐느껴 울고 싶었고 마지막 욕망은 자신의 죽음이라는 운명적 부담으로 멀어져갔으며, 자신의 추한 육체에 감긴 그녀의 두 팔을 떼어내고는 머리를 떨어뜨린 채 쪼그리고 앉아서 그의 무릎 위에서 떨고 있는 손을 보는데 완전히 몰입하는 듯싶었다. 「매기, 난 널 사랑해. 언제까지나 그럴 거야. 하지만 난 성직자니까, 난…… 난 그럴 수가 없어!」(174)

 

  날씨가 무척 더웠지만 이미 시드니의 습한 기후를 겪은 후여서 랠프는 건조한 아테네의 날씨를 개의치 않았다. 1만1천 마일이나 멀리 떨어진 지금에서야 그는 겨우 울고 싶은 마음을 진정시키고 매기 생각을 할 수가 있었다. 그러나 그 순간 다시 눈시울이 뜨거워져서 감정을 가누기가 어려웠다. …(중략)… 매기, 행복하니? 넌 루크 오닐을 사랑하고 있니? 나한테서 그에게로 가다니, 그는 어떤 사람인가? 평범한 목동인 그의 어디가 그렇게 마음에 들었을까? 내가 그를 모르니 그와 비교하지 못하리라는 그런 생각이었니? 매기, 넌 나를 괴롭히고 나에게 앙갚음을 하려고 그랬니?(235)

 

  랠프 주교는 떨리는 손으로 묵주를 짚다가 미사책을 마룻바닥에 떨어뜨렸다. 가까이 있던 대주교가 집어 들었는데, 그때 책갈피에서 떨어진 갈색 섬유질처럼 얇은 장미꽃을 호기심으로 들여다보았다.「정말 이상하군! 이건 고향이나 어머니에 대한 추억인가요?」

「아닙니다.」

「하지만 가장 소중한 책 속에다 귀하게 간직한 것을 보니, 당신에게 상당한 의미를 지닌 것 같군요. 무슨 의미를 지녔나요?」

「제가 하느님께 지니는 것과 같은 순수한 사랑이죠. 그건 성격을 더욱 돋보이게 할 뿐이에요.」

「난 당신을 이해하니까 그렇게 이해를 하죠. 하지만 그 사랑이 교회에 대한 당신의 충성을 위험에 빠뜨리지는 않을까요?」

「아닙니다. 제가 그녀를 버렸고 그것을 교회를 위해서였죠. 전 그녀를 너무 멀리 남겨놓고 왔기 때문에 다시는 돌아갈 수가 없어요.」

「드디어 난 당신의 슬픈 표정을 이해하게 됐군요. 랠프, 당신이 생각하는 것만큼 그렇게 어렵지는 않아요. 그런 사랑으로 인해 당신은 보다 많은 사람에게 선을 베풀 것이고 또 당신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여자는 이처럼 향기로운 옛 추억 속의 사랑을 지녔으니까 결코 부족함을 모를 거예요. 장미꽃과 함께 당신의 사랑을 간직해 왔으니 말입니다.」(236~237)

 

  그녀가 베란다에 다다르기 전에 그는 그녀를 붙잡았고, 그녀의 도망치려는 힘에 주위를 어찌나 세차게 맴돌았는지 그는 비틀거렸다. 영혼의 순수성을 간직하려는 그의 투쟁과 욕망을 억제하던 의지력, 그 어느 것도 상관이 없었고 짧은 순간에 그는 평생을 거쳤다. 육체의 의지 속에서 이성의 의지가 사라지고 정열을 추종하는 혼돈만 유발시키는 감촉의 폭발만을 필요로 했던 잠들었던 그 모든 힘. …(중략)… 그는 운명과 씨름하는 인간의 미친 듯한 격렬함에 자신을 내맡겼다. 이것이 인간이 되는 것이었다. 그는 그 이상이 될 수 없었다. 그러나 그것이 고통의 원천은 아니었다. 그는 남자의 운명 속으로 깊이 돌입했다.(271~273)

 

 

  ※ 매기와 앤의 대화 : 랠프와 매기의 아들 데인에 대해

 

「그렇다면 입장이 아주 거북하게 되었네요.」

「아, 앤. 모르는 소리 말아요. 난 결코 랠프를 소유할 수가 없고 또 절대로 랠프는 소유될 수가 없다는 걸 항상 알고 있었어요. 하지만 난 소유했어요. 소유했다구요!」…(중략)… 「난 교회가 절대로 소유할 수 없는 랠프의 한 부분을, 대를 이어가게 하는 그의 일부분을 소유했어요. 난 아들이 태어나리라는 것을 아니까 그는 나를 통해서 살아가게 되죠. 난 열 살 때부터 랠프를 사랑해왔고 끝까지 그를 사랑할 거예요. 그는 내 소유가 아니지만 그의 아이는 내 것이죠. 앤, 내 것요!」(277)

 

  그녀의 손이 그의 팔을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랠프, 난 알아요. 비록 우리들이 죽고 싶다고 비명을 지르는 한이 있어도 우리들은 저마다 부정할 수 없는 그 어떤 것을 지니고 있어요. 가슴이 터지도록 노래를 부르는, 가슴을 가시에 찔린 옛 켈트 전설처럼요. 우리는 현재의 우리들이라는 것, 그것뿐이죠. 운명이니까 어쩔 수 없어요. 우린 잘못을 범하기도 전에 그것이 잘못이라는 걸 알지만 스스로 안다고 해서 그 결과는 바꿀 수가 없죠. 안 그래요? 그저 그것이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노래려니 생각하면서 저마다 자신의 조그만 노래를 불러요. 모르시겠어요? 우린 스스로 우리들의 가시를 만들면서 어떤 대가를 치를 것인지에 대해선 생각하는 일이 없어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고통을 겪고 그것이 보람이 있다고 자신에게 얘기하는 것 뿐예요.」

「난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겠어.」

「하나님은 고통에 대한 권위자니까 하나님께 물어봐요. 랠프.」(327)

 

  그는 자기가 잘못한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려고 했다. 잘못한 일이 너무 많다는 것, 그것이 문제였다. 자존심, 야망, 어떤 무자비함, 그 중에서도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매기에 대한 사랑이었다. 그러나 그 사랑의 가장 숭고한 영광을 그는 전혀 모르고 지냈다. 그녀의 아들이 자신의 아들임을 진작 알았더라면 어떤 변화가 있었을 것인가. 데인의 행보를 바꾸어 놓았을까? 그렇다! 감정은 소리쳤지만 이성은 고개를 저었다.

  그는 자신을 꾸짖었다. 멍청아! 너는 매기가 루크에게로 돌아갈 수 없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어야 했다. 너는 데인이 누구의 아들인지 한눈에 알았어야 했다. 매기의 말이 전적으로 옳았다. 랠프, 넌 어쩌면 그렇게도 눈이 멀었었나. 그녀는 네가 그것을 깨닫기를 기다렸고 그 순간이 오기를 얼마나 애타게 기다렸으며 만일 네가 깨닫기만 했더라면 그녀는 무릎을 꿇고 왔으리라. 네가 유일하게 바란 것은 네 아들보다도 추기경이라는 바로 그것이었다.

「아…… 아!」

그는 드디어 깨달았다. 그는 고통을 거의 의식하지 못했고 그를 껴안은 매기의 품에 안겨 머리를 그녀에게 파묻고 있다는 것만 희미하게 느꼈다. 겨우 기운을 차리고 그는 그녀의 눈을 쳐다보았고 그녀에게 용서해달라고 빌고 싶었다. 그러나 매기의 눈에는 이미 오래전에 그를 용서했음이 역력히 나타났다. 그는 그녀에게 영원한 위안을 줄 말을 생각해보았으나 그것 또한 필요 없음을 깨달았다. 이미 그녀는 모든 것을 다 참으며 견디어가고 있는 사람이었다. 무엇이나 다!(401~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