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서處暑
정 양
냇물이 한결 차갑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들이
뒤돌아보는 일 없이
어제도 이렇게 흘러갔었다
흘러가서 아주아주 소식 없는 것들아
흘러가는 게 영영 사라지는 몸부림인 걸
흘러오는 냇물은 미처 모르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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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양 1942년 전북 김제에서 태어나 1968년『대한일보』신춘문예로 등단했다. 시집으로『까마귀떼』『수수깡을 씹으며』『빈집의 꿈』『살아 있는 것들의 무게』『눈 내리는 마을』『길을 잃고 싶을 때가 많았다』『나그네는 지금도』등이 있으며, <백석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현대문학』2008년 11월호
죽어서 무덤을 남기는 경우 말고는 다 되풀이되는 것인 줄 알고 있었습니다. 오죽하면 ‘레테의 강’을 이야기하면서도 다시 만날 수 있으려니 했겠습니까.
대체로 돌아오는 줄 알았고 그러므로 뒤돌아보지 않아도 그렇게 섭섭하지는 않았습니다.
누구나 한때 젊은이였듯이 그걸 알면 굳이 ‘젊은이’라고 할 것도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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