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토투스 알티콜라°
최 문 자
당신은,
누우면
뼈가 아픈 침대
짙푸른 발을 가진 청가시 찔레와
너무 뾰족한 꼭짓점들
못 참고 일어난 등짝엔
크고 작은 검붉은 점 점 점.
점들이 아아, 입을 벌리고
한 번 더 누우면
끝없이 가시벌레를 낳는
오래된 신음이 들려야 사랑을 사정하는
당신은
일용할 통증
멸종되지 않는 푸른 독
너무 할 말이 많아서
아픈 침대 커버를 벗긴다.
아아, 이거였구나.
전갈 한 마리 길게 누워 있다.
유일한
고요의 형식으로
당신과 내 뼈가
부토투스 알티콜라를 추다가 쓰러진 전갈자리.
굳은 치즈처럼 조용하다.
전갈의 사랑은
그 위에 또 눕는 것.
같이.
˚ 부토투스 알티콜라-전갈이 수직으로 달린 꼬리로 추는 구애 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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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문자 1943년 서울 출생. 1982년『현대문학』등단. 시집『귀 안에 슬픈 말 있네』『나는 시선 밖의 일부이다』『사막일기』『울음소리 작아지다』『나무고아원』『그녀는 믿는 버릇이 있다』등.
『현대문학』2009년 5월호.
내 춤만은 부토투스 알티콜라는 아니라고 믿고 싶지만, 조금 더 지나서, 같이 눕고 또 누운 그 침대 커버를 벗겨보면, 아! 그 밑에도 전갈 한 마리 길게 누워 있을 것이 분명한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