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窓)만 있으면 단풍든 나무가 남아 있는지 확인하며 보류(保留)해오다가
오늘 그걸 포기하기로 했다.
“가을…….”
감상에 젖어도 좋을만한 날에
부끄러운 겨울감기에나 걸려서
그 달은커녕 새 달이 다 지나도 그걸 떨쳐버리지 못하고
이 교장실은 서향집 이층이고, 더구나 IMF 때 지어서 일년이 여름 아니면 겨울이기 때문에 내 몸이 그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이 모양이라는 핑계 거리나 찾고, 시간만 있으면 병원에 가면서도
‘아직은 겨울은 아니지’ 하다가
오늘, 종일 비 내리는 날, 그걸 포기하기로 했다.
조금 여유롭게 포기하고 지내야 덜 아플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 내게로 오는 시선(視線)이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그걸 섭섭해하거나 참담해하지 않아야 한다.
들려오는 소리라도 알뜰하게 들으며
내가 나를 바라봐주는 시선만으로도 충분하고 풍족하다고 여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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