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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창의성 교육7

헤르만 헤세의 수업 헤르만 헤세는 「빌헬름 셰프 주제에 의한 변주」(《책이라는 세계》)라는 글에서 이렇게 썼다. 만일 내가 교사여서 수업을 해야 한다면, 학생들에게 작문 같은 걸 시키게 된다면, 나는 아이들에게 매일 한 시간씩 뚝 떼어주며 이렇게 말하고 싶다. "얘들아, 우리가 너희들에게 가르쳐주는 것은 물론 좋은 거란다. 하지만 가끔은 우리가 정한 원칙과 진리를 한번쯤 시험 삼아 뒤집어보려무나!"라고 말이다. 아무 단어든 뒤집어 철자를 바꾸어보면, 종종 굉장한 교훈과 재미와 탁월한 착상을 던져주는 화두를 얻게 되기도 한다. 즉 그런 유희를 통해 사물에 붙여진 꼬리표가 떨어져나가고 그 사물에 대해 새롭고 경이롭게 말해주는 분위기가 형성된다. 낡은 창유리에 싱거운 색칠 장난을 하다가 비잔틴 모자이크가 나오는 것도, 끓는 찻주.. 2023. 8. 25.
교수의 것 "농담도 소중하다!" 어제 신문에 실린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 기사입니다.1 노벨과학상 수상자들이 발표될 때마다 눈에 띄던 논설들이 떠올랐습니다. "돈을 많이 주어야 한다!" "그 돈 어디에 썼는지 일일이 따지지 않아야 한다!" "좀 느긋하게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그땐 그건 그렇겠다 싶으면서도 "주입식 교육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은 눈에 띄지 않는 것이 섭섭했습니다. 그 섭섭함으로 지방지의 칼럼에 이런 글들을 써왔지만 이젠 그것도 시들해졌습니다. 어줍잖은 글이어서인지 읽어보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노벨상의 열쇠를 가진 선생님께 (2015.11.2) 교육이 조롱거리가 되어가나 (2014.11.24) 노벨상 수상, 쉽고 확실한 방법이 있다! (2012.10.24) 우리가 뭘 믿고 노벨상을 바라는가 (2010.10.29) 노벨.. 2016. 10. 5.
창의성 교육 이야기 창의성 교육 이야기 <이야기 1> 어느 신문에서 "수능 문학 문제가 '5지 선다형' … 무슨 창의력 생기겠나"라는 제목이 눈에 띄었습니다. 오세영 시인(학술원 회원)을 인터뷰한 내용입니다. '그래, 맞아! 5지선다형으로는 창의력 신장이 거의 불가능하겠지.' '5지선다형으로 유리한 건 뭘.. 2014. 8. 12.
우리 교육에 혁명이 필요한 이유 국가지식재산위원회 윤종용 위원장의 인터뷰 기사를 봤습니다. 두 페이지에 걸친 내용의 큰 제목은 「"한미 FTA 일방적으로 폐기한다면 그건 나라도 아니다"」 「"포퓰리즘 영합한 '생계형 정치인'이 대한민국 망치고 있다」입니다(문화일보, 2012.2.10). '한미 FTA'나 '생계형 정치인'은 제가 할 이야기가 아니고, 그 기사 중에는 암기식 교육이 아닌 '왜(Why)'라는 질문을 던지는 교육을 해야 한다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지식재산권은 ‘머리’에서 나오고, 결국 그 핵심은 창의적 교육이라고 할 수 있다. 지식기반사회를 지탱하는 창의적 인재 양성 측면에서 현재 우리나라 교육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궁금했다. “교육이 정말 문제예요. 창의성이 발휘될 수 있는 교육을 해야 하는데 여전히 입.. 2012. 2. 17.
"수학 올림피아드 우승한다고 필즈상 받는 건 아니죠" 국내 수학·물리학자들이 모여 있는 고등과학원(KIAS)은 1996년 10월 정부출연으로 설립된 우리나라 최초의 순수기초과학 연구소다. KIAS에는 100여명의 연구자가 포진해 있으며, 그중 20%가 외국인이다. 이곳에는 '수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필즈(Fields)상' 수상자 에핌 젤마노프(Zelmanov·56) UC샌디에이고 교수가 석학(碩學)교수로 있다. 그는 보헤미안 기질의 소유자로도 연구원 내에서 유명하다. 조선일보, 2011년 5월 7일 주말 부록판 「WHY?」 「정병선의 視角」 "수학 올림피아드 우승한다고 필즈상 받는 건 아니죠"의 시작 부분입니다. 그 인터뷰 기사에서 창의성 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이야기하는 부분을 옮깁니다. ―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서 한국 대학생들은 연속 3회 4위를 .. 2011. 5. 16.
학교생활 즐기고 있는가 "학교생활 자유스럽게 충분히 즐기고 있는가" 지난 5월 18일, 서울 서초구 J호텔에서 ‘WCU 국제콘퍼런스’가 열렸답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주최한 이 콘퍼런스에는 2002년 노벨화학상 수상자 쿠르트 뷔트리히(WÜthrich) 스위스 연방공과대 교수, 2005년 노벨화학상 수상자 로버트 그럽스(G.. 2010. 5. 25.
이 나라 교육자로서 가장 한탄스러운 일 성복 학부모님께 드리는 파란편지 91 이 나라 교육자로서 가장 한탄스러운 일 2008학년도 대입 내신반영비율에 대한 교육부와 대학들 간의 의견 차이로 인한 논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처음에 교육부에서 올해 당장 50%까지 높이라고 했을 때는, 이것은 복잡한 논리를 내포한 매우 수준 높은 교육정책문제이려니 했는데, 그렇게 하기가 어렵다는 의견이 나오고 '그럼 올해는 우선 30%까지는 반영해야 한다'는 교육부의 발표를 보게 되자, '이제 매우 단순한 수치 문제가 되었구나.' 싶은 느낌을 주기도 했습니다. 대학 측에서는,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을 9등급으로만 매기겠다는 정책은 이미 확고하게 결정된 사항이므로 대학 자체의 학생 선발 방법에 의한 평가의 비중을 높이겠다는 의도를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이 문제에 대.. 2007. 8.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