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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임승훈5

수학은 암기할 겨를이 없다 우리 아파트 로비 게시판(부분) 수학은 암기할 겨를이 없다 1 임승훈 소설집 『지구에서의 내 삶은 형편없었다』 중에서 「초여름」은 "내가 목을 매단 지 삼 일이 지났다."로 시작하지만 슬프도록 낭만적인 작품이었습니다. 어린 승훈이는 혼자 미국으로 떠나는 비행기 안에서 승무원 빅.. 2019. 9. 30.
에릭 홀테가 이혼한 이유 1 에릭 홀테는 골키퍼입니다. 임승훈의 단편소설 「골키퍼 에릭 홀테의 고양이가 죽은 다음날」의 그 에릭 홀테니까요. 소설집 『지구에서의 내 삶은 형편없었다』에 있는 얘기입니다. 에릭 홀테가 이혼한 이유는 다음 부분에 나와 있습니다. 이혼에 대해 생각해보는 사람이나 아니거나 이 부분을 면밀히 읽어볼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135~136) 육 년 후 맨체스타의 중하위권 팀에 입단하면서 홑테는 영국으로 가게 됐다. 그곳에서의 삶은 만족스러웠다. 친구도 생겼고 농담도 배웠다. 그의 미소는 여전히 딱딱했지만 그런 그의 웃음을 좋아하는 여자도 생겼다. 여자의 이름은 린스트라였다. 그들은 동거를 생략한 채 석 달 후 결혼을 했다. 결혼식장에 고양이 고다와 나란히 앉은 할머니는 날카로운 유머와 잔소리를 번갈아서 했다... 2019. 8. 7.
임승훈 《지구에서의 내 삶은 형편없었다》 임승훈 소설 《지구에서의 내 삶은 형편없었다》 문학동네 2019 여덟 편의 슬픈 소설이 들어 있다. 슬프지만 재미있고 즐겁다. 슬픈 내 이야기, 내 슬픈 이야기, 그러면 슬프지만 재미있고 즐거운 내 이야기 여덟 편? 그래서 빠르게 읽혔을까? ● 졸피뎀과 나 임승훈이라는 사람이 "지구에서의 내 삶은 형편없었다"(11)며 시작하는 얘기. 나는 오랜 시간, 어쩌면 인류가 태어나고 사라졌던 긴 시간, 달이 초승달에서 그믐달이 되어갔던 그 시간 동안 지구를 미워했었다. 미워한 만큼 사랑했었다. 아니 사랑했기 때문에 미워했었다. 어쩌면 사랑받고 싶어서 미워했다. 하지만 이제 그 지긋지긋한 사랑도 미움도 근거를 잃고 흩어졌고, (……)(60~61) 누군들 그렇지 않을까 싶었다. 그래서 내 이야기이기도 했다. ● 20.. 2019. 7. 25.
〈가혹한 소년들〉 〈가혹한 소년들〉 이런 우리를 누가 인간이라고 하겠습니까? 아니 사실 우리는 인간이라는 게 무엇인지도 몰랐습니다. 그러므로 고아원 선생들이 우리를 매일 두들겨 팼던 건 당연했는지도 모릅니다. 짐승은 짐승처럼 다뤄야 하는 법입니다. 우리는 우리대로 말없이 맞았습니다. 순종적인 짐승이 되는 것이 우리의 미덕이고, 우리의 목표였습니다. 우리의 얼굴에 침을 뱉으면 고개를 숙이고, 발로 차면 엎드려서 선생님 죄송합니다를 연발했습니다. 왜 죄송한 걸까요? 그들이 때리기 때문에 죄송한 겁니다. 그들이 때리지 않으면 죄송하지 않은 겁니다. (……) 임승훈(소설) 〈가혹한 소년들〉(『현대문학』 2016년 10월호 82~115), 100. 이런 소설을 읽으면 그 장면을 잊을 수가 없게 됩니다.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2016. 12. 8.
재미있는 각주(脚註) 생각이 좀 삐딱한 것인지, 각주는, 믿어 달라고 하고 싶거나 잘난 척하고 싶거나 과시하고 싶거나 남의 것을 대놓고 슬쩍하거나1 할 때 써먹는 것이어서 그 중 가령 잘난 척할 때는 한 페이지 전체를 각주로 채워버릴 수도 있고, 남의 것을 좀 슬쩍하고 싶을 때는 표가 나지 않으면 굳이 각주를 달지 않고 '이건 너무 명백해서 안 되겠다' 싶으면 어쩔 수 없이 다는 것 아닌가, 그래서 요즘은 각주 다는 방법을 연구하는 학자들이 읽기도 성가실 뿐 아니라 사실은 꼴 보기 싫을 때가 많다는 생각으로 "앞으로는 가능한 한 각주를 달지 말고 굳이 달고 싶으면 후주(後註, 尾註)로 달아라" 하는 것 아닌가, 그렇게 짐작이나 하고 있었는데, 꼭 그런 것도 아니구나 싶은 글을 발견했습니다. 소설가 임승훈2의 단편소설 「골키퍼.. 2015. 3.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