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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석양3

저녁노을 속을 달려 집으로 가는 부부 "남편과 함께 집으로 가는 길에 만난 저녁노을. 남편이 지는 해가 이쁘다고 사진 찍으라 했다." 불친 W님의 블로그에서 이 글을 읽으며 문득 오래전 영 연방국의 교육과정(curriculum)에 대해 알아보려고 보름간 여행한 적이 있는 그 나라가 그리워졌다. 그들 부부는 그 노을 속으로 달려가며 떠나버린 이 나라를 그리워했을까? W님은 끝없이 펼쳐진 평원을 달리며 찍은 저녁노을 사진을 여러 장 보여주었다.글은 단 두 마디였고, 위의 문장이 이렇게 이어지고 있었다."실제로는 지는 해가 더 선명하고 아름다웠는데 사진으로는 이것이 최선이어서 아쉬웠다." 그렇겠지?아름다움을 그대로 다 보여주는 사진이 어디 있을까? 그러려면 그 사진에 W님 부부의 마음까지 고스란히 스며들어야 한다. 노을을 보기가 어려워졌다. 거의.. 2024. 7. 11.
힘겨웠던 설득 힘겨웠던 설득 2015.1.1.14:02 Ⅰ 권력이나 지위, 돈, 지식 같은 걸 가지고 있으면 영향력 있는 말을 하기가 수월한 것 같습니다. 일부러 애쓰지 않아도 하는 말에 저절로 힘이 들어가게 되고, 특별히 다듬지 않은 말을 해도 듣는 쪽에서 스스로 좋은 뜻으로 해석하여 의미를 찾으려고 할 수도 .. 2015. 11. 8.
햇살에 관한 기억 부천 소사동 아파트는 동남향이어서 아침나절의 거실에 오랫동안 햇살이 비치지는 않았습니다. 주말 오전의 그 시간에 신문을 읽고 앉아 있으면 온갖 정서가 밀려와 그렇게 앉아 있을 수 있는 시간이 아까웠습니다. 햇살이 집안에 비치는 시간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 행복한 시간에……’ 매번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그러다가 햇살이 스러져가면 주말이 다 간 것 같은 서운함이 밀려왔습니다. 이곳 평내동 아파트는 남서향이어서 오전의 그 시간이 역시 짧은 편입니다. 그게 그렇게 아쉬울 수가 없습니다. 만약 시인이라면, 그 짧은 시간에 시 한 편을 얼른 다 지어내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요즘은 늦은 밤 맞은편 아파트에서 건너오는 불빛이나 보안등 불빛을 달빛이라고 착각하기로 하고 잠자리에 듭니다. 그러면 달빛 속.. 2009. 12.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