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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부조리6

알베르 까뮈 《시지프스의 신화》⑤ 알베르 까뮈/민희식 옮김, 《시지프스의 신화》⑤ 육문사 1993 중판 이 책 독후감을 찾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도와주고 싶어도 써줄 수는 없습니다. 이 책을 읽고나서 이야기하자고 할 수도 없을 것입니다. 책을 읽었다면 뭐 하려고 이런 블로그를 찾아오겠습니까? 한두 페이지를 읽다가 그만둘 사람이 적지 않을 책이기 때문입니다. 그들에게 나는 이 책의 여러 장, 절 중에서 비교적 쉬운 마지막 장(마지막 절)이라도 읽어보면 좋겠다는 이야기는 하고 싶었습니다. 그 장(절)을 옮겨써보았습니다. 진한 부분은 '파란편지'가 그렇게 했습니다. 그래도 복잡하다고, 어렵다고, 무슨 얘기냐고 할 수도 있으니까 끝에 이 장(절)의 요약이라고 생각되는 부분을 발췌해서 붉은 글씨로 나타내어 보았습니다. 제1장 부조리한 추론(推論).. 2022. 4. 14.
알베르 카뮈(소설) 《이방인》 알베르 카뮈 《이방인》 ILLUST 호세 무뇨스 그림 |김화영 옮김 카뮈의 작품이어도 시큰둥했었는데(그는 "아, 됐어." 하겠지만) 다시 읽으며 흥미진진했다. 그러니까 나는 드디어 초보단계에 들어섰다. 할일이 싫어서 책을 읽었을 것이고, 이 책을 읽으며 그랬을 것이다. '별 희한한…….' 그러면서도 읽은 건 '부조리' '실존주의' 같은, 어렵고 설명해 줄 사람도 없는 그런 용어에 대한 호기심 때문이었다. 그는 첫 심문 때처럼 빙그레 웃으면서 그건 참 지당한 이유라고 말한 다음, "하기야 그건 대수롭지 않은 일입니다" 하고 덧붙였다. 그는 말을 뚝 그치고 나를 바라보더니, 갑자기 자세를 바로 하면서, "내가 알고 싶은 것은 당신입니다" 하고 빠른 어조로 말했다. 나는 그가 무슨 말을 하는 것인지 잘 알 수.. 2016. 9. 22.
프란츠 카프카 『황제의 전갈』 황제의 전갈 : 알베르 까뮈가 말하는 프란츠 카프카의 '상징' 카프카 / 황제의 전갈 황제가──그랬다는 것이다──그대에게, 일 개인에게, 비천한 신하, 황제의 태양 앞에서 가장 머나먼 곳으로 피한 보잘것없는 그림자에게, 바로 그런 그대에게 황제가 임종의 자리에서 한 가지 전갈을 보냈다. 황제는 사자(使者)를 침대 곁에 꿇어앉히고 전갈을 그의 귓속에 속삭여주었는데 그 일이 그에게는 워낙 중요해서 다시금 자기 귀에다 전갈을 되풀이하게끔 했다. 그는 머리를 끄덕여 했던 말의 착오 없음을 확인했다. 그리고 그의 임종을 지키는 모든 사람들 앞에서──장애가 되는 벽들을 허물고 넓고도 높은 만곡형 노천계단 위에 제국(帝國)의 강자들이 서열별로 서 있다──이 모든 사람들 앞에서 황제는 사자를 떠나보냈다. 사자는 즉시 .. 2012. 4. 3.
알베르 까뮈 『시지프스의 신화』Ⅲ 알베르 까뮈 『시지프스의 신화』 Ⅲ 민희식 옮김, 육문사 1993 통계청이 발표한 2008년도 자살 사망자 수는 무려 1만2858명이나 되었습니다. 지난 9월 9일 신문에 의하면 우리나라가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인 나라입니다. 또 20대와 30대 사망자 중에서 자살이 원인인 경우가 1위였습니다. '한국자살예방협회' 회장이라는 분은 「신종플루보다 무서운 자살」이라는 기고문에서 자살로 사망하는 사람이 한해에 1만3000명이라는 얘기는 그 20배 이상인 30만 가량이 매년 자살을 시도한다는 얘기라면서 그 글을 이렇게 끝맺었습니다. "이제 정부뿐만 아니라 국민들도 자살이 남의 문제가 아니라고 인식해야 한다. 자살은 내 가족, 내 이웃에 닥칠 수 있는 우리 모두의 문제이고 그 예방은 생명 존중의 시작이다... 2009. 9. 15.
알베르 까뮈 『시지프스의 신화』Ⅱ 알베르 까뮈 『시지프스의 신화』 민희식 옮김, 육문사 1993 이제 나는 자살의 개념에 대한 이야기를 꺼낼 수 있다. 어떤 해결책이 주어질 수 있을 것인가는 이미 느꼈으리라. 이 시점에서는 문제가 거꾸로 되어 있다. 이전에는, 그것은, 인생이란 꼭 어떤 의미를 갖고 있어야만 살 수 있는 것인가 아닌가 하는 문제였다. 그러나 이제는 그와는 반대로, 인생이 아무런 의미가 없다 하더라도 그럴수록 인생을 더 잘 살 수 있다는 게 분명해진다. 어떤 체험이나 어떤 특수한 운명을 사는 것은, 그것을 남김없이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것이 부조리하다는 것을 알고, 의식에 의해 밝혀지는 그러한 부조리를 어떻게 해서든 자기 앞에 간직하지 않는다면, 아무도 그러한 운명을 사는 게 아닐 것이다. 그가 살아가는 기반이 되는 대립의.. 2009. 8. 18.
알베르 까뮈 『시지프의 신화』Ⅰ 알베르 까뮈 『시지프의 신화』 민희식 옮김, 육문사 1993 ◦ 시지프스는 인간 중에서 가장 지혜롭고 사려 깊은 사람이었다. 어느 날, 모든 신의 왕인 제우스Jeus는 아소포스Asopos 강의 딸인 아에기나Aegina를 유괴해갔다. 아소포스는 자기 딸이 누구에 의해 어디로 끌려갔는지조차 알지 못하고 비탄에 잠겨 있었다. 그때 마침 그 일에 대해 알고 있는 시지프스는 코린트Corinth 성에 물을 대준다면 그 비밀을 알려주겠다고 제안한다. 자신의 계획이 탄로 난 것에 화가 난 전능한 신 제우스는, 모든 신들을 모아 회의를 열어 시지프스를 처벌하기로 했다. 그의 형벌은 큰 바위를 산꼭대기까지 밀어 올리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가 바위를 산꼭대기까지 밀어 올려 가면 바위는 다시 굴러 원점으로 되돌아오는 것이다... 2009. 8.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