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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책 보기의 즐거움

꼭 가르쳐야 할 것들

by 답설재 2026. 4. 12.

한스 로슬링이 쓴 《팩트풀니스 FACTFULNESS》를 읽고 난 뒤 이 책은 버리지 않겠다고 썼었다. 그리고 얼마 후 방한한 빌 게이츠가 "유 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해서 읽을 만한 책을 묻자 이 책을 포함해서 세 권을 추천했다.

버리지 않겠다고 한 이유는 세상 돌아가는 데 대해 나 자신이 상식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의 대부분이 잘못된 것임을 깨닫게 했기 때문이었다.

 

 

⇐ 사망 전년(前年)의 한스 로슬링(출처 : 위키백과)

 

 

한스 로슬링은 왜 학교에서는 세계에 대한 최신 기초 정보를 가르치지 않는지 의문을 제기하면서, 자신의 견해를 다음과 같이 분명히 했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사실에 근거한 사고의 기본틀을 가르치고, 사실과 경험을 바탕으로 생각하는 법을 훈련시켜야 한다. 그러면 주변 세계와 관련한 뉴스를 들어도 전후 맥락을 고려하고 언론, 활동가, 영업 사원이 과도하게 극적인 이야기로 극적 본능을 자극할 때도 그 사실을 눈치챌 수 있다. 이런 기술은 많은 학교에서 이미 가르치는 비판적 사고의 일부이며, 다음 세대를 여러 가지 무지에서 보호할 것이다.

 

그는 또 학교에서 가르쳐야 할 것들을 열 가지의 구체적인 항목으로 제시했다.

 

• 나라마다 건강과 소득수준이 다르고, 대부분의 나라가 중간 수준이라는 사실을 가르쳐야 한다.

• 내 나라의 사회적·경제적 지위를 다른 나라와 비교하고, 그것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가르쳐야 한다.

• 내 나라가 지금까지 발전해 온 과정을 소득수준 변화와 함께 이해하고, 그 지식을 이용해 오늘날 다른 나라의 삶도 이해하도록 가르쳐야 한다.

• 사람들의 소득수준이 올라가고 거의 모든 것이 개선되고 있음을 가르쳐야 한다.

• 과거에는 삶이 어떠했는지 가르쳐, 발전이 없었다고 오해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 세상에는 나쁜 일도 일어나지만 점점 개선되는 것도 많다는 생각을 하도록 가르쳐야 한다.

• 문화적·종교적 고정관념은 세계를 이해하는 데 무용지물이라는 사실을 가르쳐야 한다.

• 뉴스를 소비하는 법, 스트레스를 받거나 절망하지 않고 극적인 이야기를 알아보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

• 사람들이 흔히 수치로 어떻게 속임수를 쓰는지 가르쳐야 한다.

• 세계는 계속 변화해서 살아가는 내내 지식과 세계관을 꾸준히 업데이트해야 한다고 가르쳐야 한다.

 

 

일전에 "스트레스를 받거나 절망하지 않고"라는 제목의 글을 쓸 때 위 항목 중 여덟 번째 항목을 소개했더니 어느 시인이 그 열 개 항목이 궁금하다고 해서 여기 이렇게 옮겨 쓰게 되었다.

 

한스 로슬링은 이런 교육은 많은 학교에서 이미 비판적 사고를 통해 가르치고 있다고 했지만, 나는 우리 교육은 비판적 사고라는 용어를 사용하긴 하지만 정작 교실에서 그런 학습을 하는지에 대해서는 비관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주입식 교육을 통해서 무슨 비판적 사고를 가르친다는 것인지... 심지어 비판적 사고는 직접적으로 가르치는 게 아니라고 주장하는 교수도 만난 적이 있다.

 

그런 교수에게 한스 로슬링에게 질문하고 토론을 전개해 보라고 하면 좋겠지만 그가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난 지 이미 10년이 가까워서 미흡하지만 나와 이야기해도 좋겠다고 할 수도 있는데 '당신이 뭘 안다고 토론해 보자는 거냐?'고 할 것 같긴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