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orba the Greek" ShakallisDance2019/Just Dance
https://youtu.be/f16cwfdSuOQ?si=QapwfeVCfocMkPEk
#3 (사업이 다 망하고 난 뒤)
「건강하시오, 두목! 행운의 신은 눈이 멀었다고들 그럽디다. 가는 곳이 어딘지 모르고 무작정 사람들에게 달려간다나…… 그걸 맞은 사람을 우리는 재수 좋은 사람이라고 부르지요. 에라 모르겠다. 행운이란 게 무슨 빌어먹을 놈의 것인지! 우리는 행운 같은 거 별로 바라지 않죠, 두목? 어때요?」
「바라지 않지요. 조르바, 건강하고 봅시다……」
우리는 마시고 양고기를 깨끗이 먹어 치웠다. 그러고 나니 세상이 좀 밝아진 것 같았다. 바다는 푸근해 보였고 대지는 배의 갑판처럼 일렁거렸으며 두 마리 갈매기는 사람들처럼 뭐라고 서로 재잘거리며 자갈밭을 걸어갔다.
나는 일어섰다.
「조르바! 이리 와 보세요! 춤 좀 가르쳐 주세요!」
조르바가 펄쩍 뛰어 일어났다. 그의 얼굴이 황홀하게 빛나고 있었다.
「춤이라고요, 두목? 정말 춤이라고 했소? 야호! 이리 오쇼!」
「조르바, 갑시다. 내 인생은 바뀌었어요. 자, 놉시다!」
「처음엔 제임베키코를 가르쳐 드리지. 이건 아주 거친 군대식 춤이지요. 게릴라 노릇할 때, 출전하기 전에는 늘 이 춤을 추곤 했지요.」
그는 구두와 자주색 양말을 벗었다. 셔츠 바람이었다. 그러나 그래도 더운지 그것마저 벗어부쳤다. 그리고는 나를 끌어당겼다.
「두목, 내 발 잘 봐요. 잘 봐요!」
그는 발을 내뻗으며 발가락만으로 땅을 살짝 건드리더니 그 다음 발을 세웠다. 두 발이 맹렬하게 헝클어지자 땅바닥에서는 북 소리가 났다.
그가 내 어깨를 흔들었다.
「해봐요! 자, 같이!」
우리는 함께 춤을 추었다. 조르바는 내게 춤을 가르쳐주고 엄숙하고 끈기 있게, 그리고 부드럽게 틀린 부분을 고쳐 주었다. 나는 차츰 대담해졌다. 내 가슴은 새처럼 날아오르는 기분이었다.
「브라보! 아주 잘하시는데!」
조르바는 박자를 맞추느라고 손뼉을 치며 외쳤다.
「……브라보, 젊은이! 종이와 잉크는 지옥으로나 보내버려! 상품, 이익 좋아하시네. 광산, 인부, 수도원 좋아하시네. 이것 봐요. 당신이 춤을 배우고 내 말을 배우면 우리가 서로 나누지 못할 이야기가 어디 있겠소! 」
그는 맨발로 자갈밭을 짓이기며 손뼉을 쳤다.
「……두목! 당신에게 할 말이 아주 많소. 사람을 당신만큼 사랑해 본 적이 없어요. 하고 싶은 말이 쌓이고 쌓였지만 내 혀로는 안 돼요. 춤으로 보여 드리지. 자, 갑시다! 」
그는 공중으로 뛰어올랐다. 팔다리에 날개가 달린 것 같았다. 바다와 하늘을 등지고 날아오르자 그는 흡사 반란을 일으킨 대천사 같았다. 그는 하늘에 대고 이렇게 외치는 것 같았다.
「전능하신 하느님, 당신이 날 어쩔 수 있다는 것이오? 죽이기밖에 더 하겠소? 그래요, 죽여요. 상관 않을 테니까. 나는 분풀이도 실컷 했고 하고 싶은 말도 실컷 했고 춤출 시간도 있었으니……. 더 이상 당신은 필요 없어요!」(495~4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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